5분간 화장실 불법촬영 가해자가 "합의하자"는데…먼저 연락하면 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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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 화장실 불법촬영 가해자가 "합의하자"는데…먼저 연락하면 손해볼까?

2026. 07. 21 12:1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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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검찰 송치,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변호사들이 말하는 '최적의 합의 시점'

전문가에 따르면 불법촬영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할 가장 유리한 시점은 '1심 선고 직전'이다. / AI 생성 이미지

몇 달 전 지하철 공중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피해를 본 A씨. 최근 가해자가 검거됐고, 범행을 시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됐던 영상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됐다. A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이 약 5분간 촬영된 영상이었다.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가해자 측은 변호사를 통해 합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경찰에 전해왔다. A씨는 사건 이후 영상 유포 불안감과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 측 변호사의 연락처만 알고 있는 A씨. 하루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섣불리 합의에 나섰다가 불리한 결과를 맞을까 두렵다.


불법 촬영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할 때, 가장 유리한 시점은 언제일까?


"합의하자"는 가해자, 피해자가 먼저 연락할 필요 없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가 먼저 가해자 측에 연락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조언했다. 합의가 급한 쪽은 처벌을 앞둔 가해자이므로, 피해자가 먼저 나설 경우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서울분사무소 박건일 변호사는 "협상에서는 통상 아쉬운 쪽(가해자 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피해자가 먼저 나서면 오히려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헌정 송인혁 변호사 역시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면 상대방 측에서는 합의가 아쉬운 상황으로 오인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상대가 안달이 나게 기다리는 것이 실무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도 "먼저 연락하면 합의 의사가 강한 것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가해자의 전과·추가 촬영·유포 여부와 처분 전망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현재는 서두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짚었다.


"실형 압박" 커지는 재판 단계…가장 유리한 합의 시점은 '선고 직전'


변호사들은 합의에 가장 유리한 시점으로 '기소 후 재판 단계', 특히 '1심 선고 직전'을 꼽았다.


가해자가 실형 선고에 대한 압박을 가장 크게 느끼는 시점이라, 피해자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하이브 정다솔 변호사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합의서를 제출해야 판결문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해자 측에서는 1심 판결 선고 직전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1심 판결 선고 직전(2주일 전가량)에 가장 협상력이 높다"고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도 "검찰 단계보다 재판 단계에서 협상하면 가해자의 절박감이 높아져 합의금 수준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기소 후 1심 선고 전 시점을 목표로 협상하는 것이 합의금 극대화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송인혁 변호사는 "공중화장실 불법촬영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외에도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가 경합되어 검찰 단계에서 약식기소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정식 재판에 넘겨진 후 가해자가 압박을 느끼는 법원 선고 직전이 위자료 액수를 높이기에 가장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합의 기다리며 '엄벌 탄원서' 제출…가해자 압박하는 법


그렇다면 A씨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합의를 기다리는 동안, 확보한 자료들을 검찰에 제출해 가해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서, 정신과 진단서, 사건으로 인한 구체적 피해 내역 등은 검찰에 제출하면 양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며 "정신적 고통과 일상생활의 변화, 치료 경과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면 향후 합의나 처벌 수위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신과 진단서는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자료다.


송인혁 변호사는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남긴 경우는 가중 처벌 요소"라며 "진단서를 통해 유포 불안감과 공황 증상을 적극 소명하면 검사의 구형량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가해자 측이 합의금 액수를 높여 제시할 수밖에 없는 압박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범수 변호사는 합의서 작성 시 주의할 점도 덧붙였다. 그는 "합의서에는 금액뿐 아니라 촬영물의 저장·복제·전송 여부에 관한 확인, 추가 유포 금지, 위반 시 책임, 직접 연락 금지 및 처벌불원 의사의 범위를 신중히 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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