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차 차 밀다 파손…경찰 '고의' 판단했지만, 검찰은 '주차장 기울기' 보완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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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주차 차 밀다 파손…경찰 '고의' 판단했지만, 검찰은 '주차장 기울기' 보완수사 요구

2026. 01. 15 15: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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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주차장 기울기·다른 통행로 여부가 ‘미필적 고의’ 판단 가를 것”

고등학생이 이중주차된 차를 밀다 파손시킨 사건에 대해,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고의성' 입증이 부족하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이중주차 차 밀었다 '파손'…엇갈린 법의 잣대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주차된 차량을 고등학생이 밀다 파손시킨 사건을 두고 경찰과 검찰의 판단이 엇갈렸다.


경찰은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재물손괴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송치), 검찰은 '고의성' 입증이 부족하다며 '주차장 기울기' 등을 추가로 조사하라는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차량 주인 A씨는 검찰의 이 같은 판단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고의' 아니면 처벌 불가?…형사와 민사의 갈림길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이 '고의성' 입증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형법상 재물손괴죄는 고의로 타인의 재물을 파손했을 때 성립하는 '고의범'이다. 실수나 부주의, 즉 '과실'로 남의 물건을 망가뜨린 경우에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재물손괴는 형사처벌이 아닌 민사상 손해배상을 부담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민사 소송을 통해 수리비 등 피해를 보상받는 것은 별개지만, 가해자를 범죄자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차량을 밀 당시 단순히 차량을 밀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을 뿐 파손시키려는 고의가 없었다면 형사적으로 손괴죄에 해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왜 '주차장 도면'을 달라고 했나?


검찰이 요구한 '주차장 도면'과 '기울기'는 '미필적 고의(Dolus eventualis)'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 단서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래도 어쩔 수 없지'라며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가해 학생에게 '차를 부수겠다'는 직접적 고의는 없었더라도, '경사진 곳에서 차를 밀면 굴러가 파손될 수도 있겠다'고 예상하고도 행동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차량을 밀었을 때 차량이 기울기에 의해 밀려나갈 수 있고 이로 인해 타 차량과의 충격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고의성 판단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결국 주차장 경사가 심해 차를 밀면 위험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고, 다른 통행로가 존재해 굳이 차를 밀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단순 과실을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검사와의 소통, '공정성' 때문에 제한…현실적 대응은?


사건 당사자가 검사와 직접 통화해 수사 지휘의 이유를 듣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는 사건 관계인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검사는 중립적 입장에서 수사를 지휘해야 하므로, 당사자와의 직접 소통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씨는 담당 경찰관을 통해 검사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보완수사 과정에서 가해 학생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형사 처벌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하지만 형사상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가해 학생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씨는 가해 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차량 수리비와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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