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비명 뒤 휘청…'미안하다' 한마디 후 사라진 운전자, 뺑소니일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악!' 비명 뒤 휘청…'미안하다' 한마디 후 사라진 운전자, 뺑소니일까?

2026. 04. 02 15: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이드미러에 팔 부딪혔지만 '2주 진단은 경미하다'는 경찰… 법조계 "단정은 금물"

보행자가 주행 중인 차량 사이드미러에 팔이 부딪혀 '악' 소리를 휘청거렸지만, 운전자는 사과만 하고 떠났다. / AI 생성 이미지

길을 가다가 차량 사이드미러에 팔을 부딪혀 '악' 소리를 내며 휘청거렸지만, 운전자는 창문만 내린 채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피해자는 매일 병원 치료를 받을 만큼 고통을 호소하지만, 경찰은 '전치 2주' 진단은 경미하여 뺑소니(도주치상)가 아닐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가해 운전자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게 될까? 변호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쟁점을 짚어봤다.


'악!' 비명과 함께 휘청...사과 한마디 후 사라진 운전자


지난 3월 21일 토요일, 길을 걷던 A씨는 주행하던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팔을 강하게 부딪혔다. 충격은 상당했다.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악" 소리를 내며 두세 발자국이나 휘청거렸다.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미안하다"고 말했을 뿐, 차에서 내리거나 A씨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다. 자신의 인적 사항을 남기는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사고 이후 팔의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월요일부터 정형외과와 한방병원을 오가며 매일 치료를 받아야 했다.


고통이 계속되자 A씨는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뜻밖이었다. 진단이 전치 2주 등으로 경미할 경우, 뺑소니로 불리는 '도주치상' 혐의가 성립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안내였다.


'전치 2주'는 뺑소니가 아니다? 법조계 "핵심은 구호조치 필요성"


정말 전치 2주 진단만으로는 뺑소니 처벌이 불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단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는 진단 주수보다 '구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도주했는지'가 핵심 쟁점이기 때문이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실무상 전치 2주라고 해서 곧바로 도주치상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이드미러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통증이 지속되어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은 단순 접촉 이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남천우 변호사(법무법인 쉴드) 역시 "전치 2주 진단이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소명한다면,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 역시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미한 상해를 입었다는 사정만으로 구호할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보고 있다.


A씨가 비명을 지르며 휘청거렸다는 사실은 운전자가 구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뺑소니 아니면 끝? '사고 후 미조치'라는 또 다른 책임


만약 수사기관이 상해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운전자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54조는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고, 피해자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 인적 사항을 제공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윤준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운전자는 창문만 내리고 '미안하다'고 말한 뒤 인적 사항도 제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여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즉, 뺑소니가 아니더라도 운전자의 행위는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