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미정립 시기 참작"…17세 가입 조폭,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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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미정립 시기 참작"…17세 가입 조폭, 징역형 집행유예

2025. 12. 04 19: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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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단체 가입 죄책 무겁지만 소년기 특성 고려

소년범의 미성숙함과 교화 가능성에 주목한 재판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구 지역 유흥가를 거점으로 50여 년간 세력을 유지해 온 폭력조직 'B파'에 만 17세의 나이로 가입해 활동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범죄단체 가입이 중대한 범죄임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가입 당시 미성년자로서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김송현 부장판사)는 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가족 동반 단합대회부터 보복 규정까지…50년 'B파'의 실체

A씨가 가입한 'B파'는 1973년 무렵부터 대구 중구 일대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유서 깊은 폭력조직이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두목의 은퇴나 구속, 사망 등으로 수뇌부가 수차례 교체되었음에도 조직은 와해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해왔다.


수사 결과 B파는 조직의 결속을 위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정기적인 단합대회와 송년회에는 조직원의 가족까지 동원해 소속감을 강화했으며, 선배 조직원에게는 절대복종하는 엄격한 위계질서를 확립했다. 특히 '조직을 배신하거나 탈퇴를 시도하는 조직원은 끝까지 쫓아가 응징한다'는 행동강령을 통해 내부 이탈을 강력히 통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만 17세였던 2020년 봄, 이 같은 범죄단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자발적으로 B파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년범 특수성'이 가른 집행유예 판결

이번 사건의 쟁점은 '범죄단체 가입'이라는 중대 범죄와 '소년범'이라는 특수성 사이의 법적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있었다. 재판부는 실형 대신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한 집행유예를 선택하며 교화에 무게를 실었다.


죄책 무겁지만 '가치관 미정립' 참작 형법 제114조와 폭력행위처벌법에 따르면,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가입하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중한 처벌 대상이다. 조직폭력배는 존재 자체로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며, 조직의 위세를 이용해 각종 이권 개입이나 폭력 범죄로 나아갈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범죄단체임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가입한 점은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형의 결정적 변수는 A씨의 '나이'였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이 만 17세의 소년으로서 아직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시기였다"고 판시했다.


이는 판단력이 미성숙하고 주변 환경에 휩쓸리기 쉬운 소년범의 특성을 감안해, 처벌보다는 교화와 사회 복귀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리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보호관찰 명령, 재범 방지의 안전장치 법원은 단순히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호관찰' 명령을 부과했다. 이는 형법 제62조의2에 근거한 조치로, A씨는 향후 3년의 유예 기간 동안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준수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만약 A씨가 이 기간 중 보호관찰 명령을 위반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범죄를 저지를 경우, 집행유예는 취소(형법 제64조)되며 유예된 징역 1년 6개월을 실제로 복역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푼 것이 아니라, 사회 내에서 엄격한 감시 하에 갱생할 수 있는 '조건부 기회'를 부여한 판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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