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에 필로폰 16kg 숨겨 온 운반책…항소심서 징역 10년으로 '형량 가중'
캐리어에 필로폰 16kg 숨겨 온 운반책…항소심서 징역 10년으로 '형량 가중'
1심 징역 8년 파기
항소심 재판부 "마약 가액 10억 이상인 점 충분히 인지했을 것"

필로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캐나다에서 여행용 캐리어에 약 16kg, 15억 원 상당의 대규모 필로폰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밀수한 마약의 가액이 10억 원 이상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 1심보다 더 엄격한 양형기준을 적용했다.
토론토에서 건네받은 '마약 캐리어'…1회 투약량 기준 53만 회분
서울고등법원 형사 항소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명불상의 베트남 여성으로부터 대량의 필로폰이 은닉된 여행용 캐리어를 전달받았다.
이후 이를 위탁수하물로 의뢰한 뒤 항공기에 탑승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밀수입했다.
A씨가 들여온 필로폰의 양은 15,918.21g으로, 1회 투약량(0.03g) 기준으로 약 53만 607회분에 달하는 엄청난 수량이었다. 이를 도매가로 환산하더라도 15억 9,182만 1,000원에 이르는 규모다.
1심 "10억 이상인 줄 몰랐을 것" vs 2심 "충분히 알았다"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마약 가액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에서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수입하는 마약류의 가액이 10억 원 이상이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량범 중 제3유형(가액 5,000만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을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대가로 1만 5,000캐나다 달러(약 1,479만 원)를 받기로 했고, 한국과 일본 왕복 항공편 및 한국 체류 경비까지 지원받기로 한 사실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소 마약류에 친숙한 것으로 보이고, 약 16kg에 달하는 대량의 마약이 은닉된 캐리어의 무게가 상당함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자신이 수입하는 마약류의 가액이 10억 원 이상이라는 점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가장 무거운 기준인 대량범 제4유형(가액 10억 원 이상)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자백하고 마약 압수됐지만…"사회적 해악 커 엄벌 필요"
A씨가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 일체를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밀수입한 필로폰이 모두 압수되어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마약 밀수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및 사회적 안전을 해할 위험성이 매우 큰 범죄"라며 "특히 수입 범행은 마약류의 확산과 초래되는 사회적 해악을 고려할 때 비난 가능성이 매우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피고인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서, 원심판결은 파기되고 A씨는 징역 10년의 실형을 살게 됐다. 재판부는 압수된 마약류 등 증거물들에 대해서도 몰수를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