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건, 다른 수사관…'병합 수사' 거부당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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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건, 다른 수사관…'병합 수사' 거부당했다면?

2025. 11. 20 17: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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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기'라며 맞고소했지만 경찰은 '각자 수사'를 고수하는 상황. 피의자이자 고소인인 시민의 이중고를 해결할 법률 전문가들의 해법을 들어본다.

하나의 사건으로 서로를 고소해 다른 수사관에게 조사받게 되면 병합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 경찰서, 두 수사관…'따로 또 같이' 수사에 갇힌 당신을 위한 안내서


하나의 사기 사건을 두고 서로를 고소했는데, 같은 경찰서 다른 수사관에게 각각 조사를 받게 됐다.


피고소인이자 동시에 고소인인 A씨는 중복 조사와 비효율을 막기 위해 사건을 한 명의 수사관에게 합쳐달라(병합 수사)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요건 불충족'이라는 차가운 답변이었다.


이처럼 꼬여버린 수사 절차에 갇힌 시민을 위한 해결책은 없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그 길을 찾아본다.


"수사관 재량" vs "상급자에 요청"…엇갈린 해법


전문가들은 우선 담당 수사관의 거부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그 접근법에는 미묘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먼저 짚었다. 서 변호사는 "병합수사 결정 여부는 결국 수사관의 재량이고,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불복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사관의 판단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그는 대안으로 "a수사관이 진행하고 있는 사건 자료 등을 b수사관에게도 신속하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보완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경찰서 수사과장 앞으로 수사 병합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며 상급자를 통한 해결을 제시했다. 윤관열 변호사 역시 "수사팀장 또는 수사과장에게 직접 병합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담당 수사관 선에서 막혔다면, 지휘계통을 따라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라는 것이다.


'병합 신청서'가 열쇠…무엇을 담아야 하나?


그렇다면 상급자의 마음을 움직일 '병합 수사 신청서'에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건의 동일성'과 '병합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두 사건이 비슷하다는 인상을 넘어, 법률적으로 하나의 사건으로 봐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신청서에는 사건의 동일성과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각 사건의 증거자료나 정황이 중복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동일한 계약서나 거래 내역을 중심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는 점, 양측의 주장이 결국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엇갈린다는 점, 증인이나 증거가 대부분 겹친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진규 변호사는 정식으로 '수사병합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변론 활동을 강조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경찰에 병합 수사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하며 공식적인 문제 제기의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경찰이 끝내 거부한다면? '검찰 찬스'와 '일관성'이 무기


만약 경찰 단계에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더라도 방법은 남아있다. 바로 '검찰' 단계에서 다시 한번 병합을 요청하는 것이다.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을 때, 담당 검사에게 병합 수사의 필요성을 다시 주장할 수 있다.


윤관열 변호사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때 담당 검사에게 병합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며 "검사 역시 수사 및 기소의 효율성을 위해 병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기관에 조정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행법(형사소송법 제197조의4)은 검사가 동일한 범죄 사실에 대해 경찰과 경합하여 수사할 때, 경찰에게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병합이 끝내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방어 전략도 필요하다. 김경태 변호사는 "각각의 수사에서 일관된 진술과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기 다른 수사관 앞에서 진술이 흔들릴 경우, 신빙성을 의심받아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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