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씻길 때 아프게 해" 14년 만에 고백한 딸…50대 아빠 '징역 2년 6개월'
"아빠가 씻길 때 아프게 해" 14년 만에 고백한 딸…50대 아빠 '징역 2년 6개월'
6~11세 친딸 목욕시킨다며 욕조 등에서 강제추행
딸은 성인 돼서야 고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린 시절 친아버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딸이 14년여의 긴 침묵을 깨고 가해자를 법정에 세웠다.
법원은 6세부터 11세에 불과했던 친딸을 목욕시킨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추행한 아버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역시 1심 판단이 옳다고 보며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욕실과 방 안에서 이어진 친부의 범행
A씨의 범행은 딸 B양이 6세이던 2005년 6월경부터 시작됐다. 그는 아파트 자택 욕실에서 목욕을 시켜준다며 나체 상태의 B양을 자신의 몸 위에 앉혔다.
B양이 "싫다"며 반복해서 거부했지만, A씨는 "안 돼, 해야 돼"라며 강제로 B양의 신체 부위를 만졌다. 이러한 강제추행은 2007년 7월경까지 총 8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범행은 B양이 11세가 된 2010년 6월경에도 이어졌다. 술에 취해 귀가한 A씨는 자는 척하던 B양의 방에 들어가 신체 부위를 더듬고, B양이 피함에도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했다.
초등학생 시절의 끔찍한 기억은 B양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 불안 증세에 시달렸고, 결국 사건 발생 14년여 만인 2021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일기장에 원망 없잖아" 핑계…법원은 조목조목 반박
법정에서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목욕을 시킨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B양의 초등학교 일기장에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이 적혀 있다는 점, 당시 B양이 영어캠프에 참석해 범행 시간이 없었다는 점, 범행 장소인 욕조가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가기에 너무 좁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일기장은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라 피해 사실을 진솔하게 기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어캠프 역시 숙박 일정을 제외하면 출퇴근 형식이었으므로 범행이 일어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고 보았다. 욕조 크기에 대해서도 "A씨의 신장과 당시 B양의 체격을 고려하면 함께 들어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피해자 B양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었다. 모친 역시 "딸이 '아빠가 목욕할 때 아프게 해서 싫다'고 말한 것을 분명히 기억한다"고 증언했고, 사촌 언니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해 B양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유사성행위'는 무죄…"성인지 감수성 부족" 참작
다만 검찰이 기소한 혐의 중 유사성행위(손가락 삽입) 부분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양의 진술 외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정황이나 제3자의 진술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소 손이 거친 A씨가 힘을 주어 세게 씻기는 과정에서 아동이었던 B양이 강한 통증을 느꼈고, 이를 손가락이 삽입된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관해서도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을 질타하면서도 일부 감경 사유를 적용했다. 법원은 "A씨가 친딸이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보호할 의무를 져버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뚜렷한 성적 의도 없이 피해자를 씻기거나 애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 강제추행에 이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결국 1심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11-1형사부(재판장 박재우)는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제11-1형사부 2024노2463 판결문 (2025. 9. 26.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