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사 소개남은 약혼녀와 동거 중…첫 만남 후 온몸에 멍,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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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사 소개남은 약혼녀와 동거 중…첫 만남 후 온몸에 멍,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2026. 08. 20 09:3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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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만원대 가입비 냈는데 전치 2주 진단…"업체 소송 포기하면 합의금 주겠다"는 상대방

결혼정보업체로 소개받은 남성에게 상해를 입고, 그가 약혼녀와 동거 중인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 법적 대응을 모색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최근 200만 원대 가입비를 내고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했다. 이곳을 통해 남성 B씨를 소개받아 첫 만남을 가졌지만, 만남 이후 B씨가 약혼녀와 신혼집에서 동거하며 결혼을 앞둔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첫 만남 다음 날 발생했다. 온몸에 심한 멍이 든 채로 잠에서 깬 것이다. 병원에서는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내렸다.


A씨는 B씨에게는 상해 및 기망 행위에 대한 책임을, 결혼정보업체에는 회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약혼 사실 숨긴 소개남…첫 만남 후 남은 건 전치 2주 진단서


A씨는 최근 결혼정보업체에 200만 원대 가입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 남성 B씨를 소개받았다.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함께 과음을 했고, B씨가 A씨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A씨는 당시 기억이 일부 끊겼지만, 키스 등 성적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기억했다.


다음 날, A씨는 온몸에 든 심한 멍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다. 요추 염좌 및 다발성 타박상으로 전치 2주 상해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씨는 B씨가 약혼녀와 함께 살고 있으며 곧 결혼할 예정이라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알게 됐다. B씨가 동거 사실을 인정하는 통화 녹음도 확보했다.


B씨는 A씨에게 합의금 500만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200만 원을 먼저 지급한 뒤, A씨가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환불이나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면 나머지 300만 원을 주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A씨는 이를 거절했다.


기억 없는데 '상해죄' 입증 가능할까? "인과관계가 관건"


변호사들은 폭행 장면을 직접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상해죄 고소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B씨의 행위로 상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전치 2주 상해진단서와 멍 사진, 의무기록 등은 상해 발생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며 "과음 상태에서 상대 남성이 귀가시킨 정황, 다음날 확인된 신체 손상이 결합되면 상해 또는 폭행치상 혐의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죄 입증이 힘들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폭행 장면을 기억하지 못하고 당일 양측 모두 과음했으며 시간이 경과한 후 멍을 발견했다면, 유죄 입증은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만남 전에는 없었던 다수의 멍이 다음 날 확인되었고 진단서, 사진이 존재한다면 중요한 정황증거"라면서도 "상처가 상대방의 행위로 발생했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약혼 사실 숨긴 건 '불법행위'…결혼정보업체 책임도 물을 수 있어


B씨가 약혼 사실을 숨긴 행위와 결혼정보업체의 책임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수연 변호사는 "판례에 따르면, 혼인 중이거나 약혼녀가 있는 사실을 숨기고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여 상대방을 속이고 교제 및 성적 접촉을 유도한 행위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결혼정보업체의 책임도 거론됐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결정사는 회원의 혼인 예정·동거 여부를 검증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해태한 경우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다"며 "가입비 전액 환불 청구와 함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도 병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변호사 역시 "결혼정보업체는 혼인관계증명서 등 기본적인 신원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계약상·법률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명백한 회원관리 부실 및 계약 불이행으로, 기 지급한 가입비에 대한 계약 해제 및 전액 환불 요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업체 소송 포기하라"는 합의 조건, 변호사들 "독소조항" 한목소리


변호사들은 B씨가 제시한 합의 조건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독소조항'이라며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상대방이 제시한 합의안은 귀하의 소중한 청구권을 포기하도록 설계된 독소 조항을 담고 있다"며 "무리한 합의에 응하기보다 형사 고소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업체와 상대방의 책임을 분리하여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도 "현재 제안된 합의에는 업체에 대한 환불과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포기시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금액만 보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번 포괄적인 권리포기 문구에 동의하면 이후 청구에 중대한 제약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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