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면 위약금' 조항으로 발목 잡고 퇴사 막는 사장? 당장 나와도 문제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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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면 위약금' 조항으로 발목 잡고 퇴사 막는 사장? 당장 나와도 문제없습니다

2021. 02. 07 11:30 작성2021. 02. 18 12:0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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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근로 요구, 근로조건 위반, 위약금 약정 등 골고루 법률 무시한 사장

위법한 근로계약은 효력 없어⋯당장 퇴사해도 아무 문제 없다

근로계약과 다른 업무와 바뀐 조건에 퇴사를 결심했지만 사장은 '위약금 조항'을 내세워 이를 막고 있다. 위약금 조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에 동의했다면, 이런 상황을 견뎌야만 하는 걸까. /셔터스톡

얼마 전 일을 시작한 A씨. 급여나 근무시간 등 조건이 나쁘지 않아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근로계약서에 "무단퇴사시 1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위약금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퇴사 의사를 밝혀도 한 달이 지나야만 무단퇴사로 보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조항이 "조금 과하다" 싶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2주가 지난 뒤 근무 조건은 조금씩 바뀌었다. 출퇴근 시간이 변동됐고, 자신이 원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시키고 있다. 또한 영업 직군이 아닌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다.


게다가 사장이 영업의 일환으로 지시하는 일이 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합법적인 일도 아닌 것 같았다. A씨는 더 큰 일이 나기 전에 퇴사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사장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사장은 "지금 그만두면 무단퇴사"라며 "지금까지 일했던 돈을 위약금으로 내지 않으려면 한달 동안은 무조건 다녀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며칠 전 도장을 찍은 스스로가 후회된다.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계약서 내용 하나하나 다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변호사들은 A씨가 당장 퇴사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맺은 근로계약 내용이 모두 위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당초 안내받은 것과 다른 내용의 근무를 강요하는 경우, 이를 이유로 근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내용과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19조).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도 "강제근로 요구나 근로조건 위반, 위약금 조항 모두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이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에도 모두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사장 1명에 직원 1명이 일하는 사업장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태웅의 이화연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며 "무단퇴사 등을 이유로 위약금을 책정한 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조율의 노영호 변호사도 "위약금 조항은 무효인만큼 A씨가 당장 출근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계약의 내용에 위법소지가 많아 전부 무시해도 될 정도"라며 "위법한 근로계약을 근거로 한 사장의 말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계약과 다른 근로 조건⋯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사장이 A씨의 월급을 묶어두고 출근을 강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손해배상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찬 변호사는 "A씨의 경우 근로계약을 즉시 해제하고, 그동안 받았어야 하는 정당한 임금을 청구하면 된다"면서 "만일 사장이 이에 반해 근로 등을 계속 강요하거나 월급을 주지 않으면 관할 노동청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노영호 변호사도 "만일 사장이 (출근을 강요하며) 지금까지 일한 부분에 대해 약속된 급여를 주지 않는다면, 바로 노동청에 진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연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에선 근로계약서와 다른 근로조건을 내세우면 그 자체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며 "이 법 조항에 따라 A씨가 사장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장의 행위가 심하면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기재 내용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근로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선 강요죄 여부까지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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