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3.3% 뗐는데 '프리랜서'라 퇴직금 없다니…방법 없나요?
2년간 3.3% 뗐는데 '프리랜서'라 퇴직금 없다니…방법 없나요?
의류공장서 24개월 근무, 원청이 직접 지시·감독…노동청은 '근로자 아님' 행정종결

의류 공장에서 2년간 미싱 기술자로 일한 A는 프리랜서로 취급돼, 2년간 일하고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 AI 생성 이미지
의류 공장에서 2년간 미싱 기술자로 일한 A씨. 근로계약서 없이 일당을 받았고, 월급에서 3.3% 사업소득세가 떼였다. 회사가 4대 보험과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A씨를 '프리랜서'로 취급한 것이다.
24개월간 일하고 퇴사한 A씨는 퇴직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지만, 결과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행정종결 처분이었다.
법적으로 A씨는 근로자가 아니기에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걸까?
'바지사장' 내세운 회사…노동청은 왜 근로자로 보지 않았나
A씨는 약 24개월간 의류 공장에서 미싱사로 일했다. 형식상으로는 중간관리자인 B씨가 개인사업자로서 공장과 도급계약을 맺고, A씨는 B씨에게 고용된 모양새였다. 하지만 실제 임금은 원청 법인 계좌에서 A씨 개인 계좌로 직접 들어왔다.
근무 실태도 일반 직원과 다르지 않았다. A씨는 원청 생산팀장에게 직접 작업 지시를 받고 검수와 수정 요구에 응했다. 원청 소유의 작업장과 기계를 썼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원청의 생산 스케줄대로 일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A씨를 근로자로 보지 않았다. 중간관리자와의 도급계약 형태, 구체적인 지휘·감독 부족, 다른 업무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회사가 만들어 놓은 형식적인 '프리랜서'의 외관을 인정한 셈이다.
노동청 판단 뒤집고 퇴직금 받을 수 있다…변호사들 '실익 충분'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퇴직금과 주휴수당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들은 고용노동부의 판단이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으며, 법적 실익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노동청의 행정종결 처분에도 불구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실무상 종속성을 다툰다면, 승소하여 퇴직금과 주휴수당을 수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 역시 "노동청의 행정적 판단이 법원의 민사 재판 결과를 구속하지 않는다"며 "원청을 상대로 퇴직금 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권리를 다투어볼 법적 실익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 종속 관계'가 핵심
변호사들은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이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에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근로계약서 유무나 3.3% 사업소득세 공제 여부보다, 실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선 고재현 변호사는 "대법원은 '고정급 여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4대보험 가입 여부 같은 건 회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이런 게 없다고 해서 함부로 근로자성을 부정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원청 법인 계좌에서 직접 임금이 지급된 점, 생산팀장의 구체적인 지휘와 검수가 이루어진 점, 원청 소유의 설비를 사용하며 출퇴근 시간과 작업 스케줄에 구속받은 점은 법원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핵심 징표"라고 짚었다. 중간관리자는 실권 없는 명목상 존재에 불과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사소송으로 가려면 '실질적 지휘·감독' 증거 확보해야
노동청의 판단을 뒤집고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작업지시 메시지, 출퇴근 자료, 생산 일정표, 현장 관리자와 주고받은 내용, 급여 입금 내역, 다른 근로자들의 진술 등 실질적인 종속성을 입증할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 역시 "지시 기록(메시지, 작업지시서), 출퇴근 및 주 15시간 이상 근무 입증 자료(출입기록, 작업일지), 임금 흐름(원청→A씨 직접송금) 자료로 중간관리자가 명목상 도급자였음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해송 박준형 변호사는 "노동청에서 종결되었다고 권리가 확정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거를 보강해 재진정하거나 원청을 상대로 퇴직금·주휴수당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