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으로 처리해줄게" 회사 말 믿고, 사직서 제출했다가 생긴 일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줄게" 회사 말 믿고, 사직서 제출했다가 생긴 일
권고사직 처리해 준다더니⋯ '자발적 퇴사'로 위조한 회사
변호사들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형사 고소 가능, 실업급여 받을 수 있을 것"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주겠다"는 회사의 말을 믿고, 사직서를 제출한 A씨. 그런데 황당하게 회사는 권고사직이 아닌 자발적 퇴사 처리를 했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는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
건강 악화로 회사 근무가 힘들어진 A씨. 퇴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빠듯한 경제 사정에 선뜻 그런 선택을 할 순 없었다. 더욱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실업 급여도 받을 수 없다.
고민하던 차에 회사와 이야기가 잘 됐다. 회사에선 퇴직 사유를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주겠다고 했다. 권고사직으로 처리되면 '자발적 퇴사'가 아니기 때문에 A씨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렇게 고민이 해결된 A씨는 회사의 말을 믿고, 사직서를 썼다.
그런데 정작 실업급여를 신청했더니, 고용노동부에서는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알아보니 회사에서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사직서엔 '권고사직'이라는 말이 없다. 혹시 몰라서 가지고 있던 사직서 사본엔 분명히 권고사직으로 사유가 적혀있는 상태. 회사에서 멋대로 사직서를 위조한 것 같다. A씨는 이대로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되는 걸까.
회사에선 어째서 A씨의 사직서를 임의로 수정했을까. 자발적 퇴사가 아닌 권고사직 처리가 되면 "당장 회사에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변호사들은 추측했다.
구체적으로 △3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수 없고 △고용노동부에서 상시로 회사를 감시하게 되고 △정부지원금 정책 등 각종 정부 정책에 참가가 제한될 수 있으며 △청년취업인턴제 또는 장년취업인턴제 등에 참여하는 것 역시 어려워지는 등의 불이익이 뒤따르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 사직서를 임의로 수정⋅제출하는 건, 엄연한 범죄 행위다. 변호사들은 "사직서를 임의로 수정해 제출했으므로 사문서변조죄 및 변조사문서해행사죄 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사문서 위조·변조'는 형법 제23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를 사용한 경우(제234조)에도 법정형은 동일하다.
법무법인 안심의 강문혁 변호사는 "회사 및 업무담당자를 위에 언급한 죄로 형사 고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고, 원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법률사무소 수율의 전찬우 변호사는 "해당 죄로 회사를 고소하면 이후 수사기관을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노동부의 시정을 통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문혁 변호사도 "고소와 함께 수사기관에 증거(사직서 사본)를 제출하면 퇴직 사유가 권고사직이 맞음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