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으로 끝날 것" 경찰 말 믿었다가…공무원직 잃을 위기
"벌금으로 끝날 것" 경찰 말 믿었다가…공무원직 잃을 위기
'대출 미끼'에 통장 넘겼다가 뒤늦게 밝혀진 기소유예 전력

대출 문자에 속아 통장 정보를 넘긴 공무원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과거 기소유예 전력으로 집행유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AI 생성 이미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 한 통에 섣불리 통장 정보를 넘겨준 공무원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초범이라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라는 경찰의 조언만 믿고 안일하게 대처하다, 뒤늦게 드러난 다른 사건의 '기소유예' 전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무원 신분일수록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사건의 시작은 2025년 4월, 자금이 급했던 공무원 A씨가 '대출 브로커'를 자처한 사기 조직에 토스뱅킹 정보를 넘기면서부터였다. A씨의 통장은 순식간에 온갖 범죄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으로 전락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두 달 뒤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에게 수사관은 "사기 공범혐의는 보이지 않아 금전거래위반법으로 검찰에 송치할 거고, 초범이라 벌금형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말하며 "변호사 선임할바엔 그돈으로 벌금 내라"는 조언까지 덧붙였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가 나타났다. A씨는 통장을 넘긴 사건과 별개로, 2025년 8월 지인과의 금전 문제로 고소당했다가 합의 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이다. 시간상으로는 통장 대여(2025년 4월)가 먼저였지만, 법적 처분은 기소유예가 먼저 확정됐다.
결국 2026년 2월, 통장 대여 사건이 검찰에 넘어갔을 때 A씨는 더 이상 '초범'이 아니었다. 그는 온라인 상담을 통해 "사건화는 사기혐의가 먼저 결론 나서 초범으로 보지 않을거 같아 자칫 위험하지 않나싶어 글을 남깁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공무원인 그에게 집행유예 이상의 형은 곧 '당연퇴직'을 의미했다. "제일 큰 문제는 제가 공무원이라 집행유예 이상 나오면 정말 위험합니다." 그의 한마디에 절박함이 묻어났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이 경찰의 초기 판단보다 훨씬 심각하며, 집행유예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과거 사기 혐의 기소유예 처분이 이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초범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하며 "변호사 선임의 최적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솔루젠 법률사무소의 송승환 변호사 역시 "기소유예 전력이 있는 경우 양형을 중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그냥 기다리다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라며 "안일하게 홀로 대응하거나 수임료만을 생각하여 조력자를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신분 유지를 위해 집행유예를 피하는 것이 절대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내겠다는 안일한 접근은 공직 생활에 치명적인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무혐의 가능성을 타진하거나 양형상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여야 합니다"라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