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후 술 마셨는데 음주측정 거부?…'실형 위기' 운전자의 항변
운전 후 술 마셨는데 음주측정 거부?…'실형 위기' 운전자의 항변
차량 비틀거린 CCTV에 덜미…'운전 후 음주' 주장과 '측정거부' 유죄 놓고 법조계 갑론을박

A씨가 차를 몰고 술집에 도착해 술을 한잔 입에 댔을 때, 음주운전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들어와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주차 후 마신 술 한 잔에 실형 위기…'누범기간' 운전자의 운명은?
과거 범죄로 인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는 '누범기간'에 있던 A씨. 그의 평범한 저녁은 경찰의 전화 한 통으로 송두리째 흔들렸다.
집에서 차를 몰아 술집 주차장에 도착한 지 불과 10여 분, 술을 막 한 잔 입에 댔을 때였다. "당신 차가 비틀거리며 운전한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음주측정을 해야겠습니다." A씨는 운전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거부했지만, 이 선택은 그를 '음주측정거부죄' 피의자로 만들었다.
"차가 흔들렸다고? 술은 주차하고 마셨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운전하던 도로 CCTV였다. 경찰은 A씨의 차량이 불안정하게 주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술에 취해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로 판단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따르면,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운전자에게 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그 자체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한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은 확고하다. 운전대를 잡았을 땐 맨정신이었고, 술은 운전이 모두 끝난 뒤 술집에서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술집 CCTV, 카드 결제 내역 등 객관적 증거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다고 항변한다. 운전 행위와 음주 시점 사이에 명확한 단절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법조계 의견도 '팽팽'…유죄냐 무죄냐
이 사건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일부 변호사들은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음주의심 신고와 CCTV 영상만으로도 경찰의 측정 요구는 적법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거부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점을 들어 검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불기소 처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법원이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을 수 있는 긍정적 신호"라며 "운전 종료 후 음주 사실이 명확히 입증된다면, 운전 당시 음주를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부족했다고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사건 송치 후 수개월째 기소하지 않는 점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고심하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누범'의 족쇄…기로에 선 운전자
A씨는 현재 누범기간 중이다. 만약 음주측정거부죄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벌금형보다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운전 당시의 결백을 주장하는 A씨와, 비틀거린 차량의 궤적을 의심하는 수사기관.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에 따라 A씨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