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 앞두고 '법카'로 당원 밥값 결제한 대표, 결국 벌금형
지방선거 출마 앞두고 '법카'로 당원 밥값 결제한 대표, 결국 벌금형
지방선거 앞두고 13명에게 46만 원 상당 식사 제공
1심 벌금 150만 원 선고
2심 "두 범죄는 보호법익 달라 실체적 경합범" 벌금형 각각 선고

대전지방법원 /연합뉴스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법인카드로 정당 관계자들의 식사비를 결제한 피고인 A씨가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 원,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인카드로 13명 식사비 46만 원 결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A씨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2021년 11월 3일 낮 12시경 한 식당에서 13명에게 총 46만 원 상당의 점심 식사를 제공하여 기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A씨가 소속된 정당의 당원협의회 위원장 및 소속 단체장 등이었다.
A씨는 식사 제공 후 그 대금을 피해자 회사 명의의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검찰은 A씨가 회사를 위한 용도로 카드를 사용해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했다고 보아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출마 의사 없었다" 발뺌했지만 법원 "인정 안 돼"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지방선거 출마 의사가 없었으므로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 회사의 향후 공사를 수행하기 위한 민원 해결 등 영업의 일환으로 식사비를 계산한 것이라며 배임의 고의도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과거 두 차례 지방 선거에 출마한 전력이 있고,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자신의 얼굴과 정당 로고가 그려진 명함을 배부하는 등 입후보 의사를 가진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식사 참석자들과 피해자 회사 사이의 사업상 관련성도 찾기 어렵다고 보아 배임의 고의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을 하나의 행위로 인한 '상상적 경합범' 관계로 판단하여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보호법익 다른 별개의 범죄"…벌금형 분리 선고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검사는 두 죄가 별개의 범죄인 '실체적 경합범'이라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선거의 불가매수성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업무상 배임죄는 본인의 전체 재산 보호를 목적으로 하므로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두 범죄를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아 형을 분리하여 선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결국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벌금 100만 원, 업무상 배임에 대해 벌금 15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 간부 등에게 기부행위를 하고 이를 위해 회사 신용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여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이전 범죄 전력이 없고 선거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