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안 난다"는 가해자 측 증인, 법은 거짓말을 어떻게 심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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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 난다"는 가해자 측 증인, 법은 거짓말을 어떻게 심판할까?

2026. 03. 05 11:1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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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피해자가 쌍방폭행 가해자로…위증·무고죄 고소 가능할까

일방적 폭행을 당하고도 쌍방폭행으로 몰려 재판을 받았고, 이 자리에서 가해자 측 증인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진술만 반복했다. / AI 생성 이미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도 '쌍방폭행'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진 A씨. 억울함을 호소하는 법정에서는 가해자 측 증인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진술만 반복됐다.


경찰 조사와 180도 다른 증언에 분노한 A씨는 무죄 판결 후 위증죄와 무고죄로 맞서 싸우려 한다. 과연 법정에서의 거짓말은 처벌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그 험난한 입증의 길을 들여다본다.


"CCTV 없는 곳에서 맞았는데…" 피해자가 가해자로


A씨의 악몽은 폭행 사건에서 시작됐다. 상대방에게 맞아 상해까지 입었지만, 돌아온 것은 '쌍방폭행'이라는 가해자의 맞고소였다.


A씨는 CCTV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필사적으로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결국 폭행 혐의가 인정돼 약식명령을 받았다. 도저히 결과를 수긍할 수 없었던 A씨는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기억 안 난다, 친구 아니다"…진술 번복한 증인


그러나 재판 과정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해자 측 증인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은 뒤에야 겨우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증인석에 선 그는 경찰 조사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하지 않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핵심을 피해 갔다. 판사가 피고인의 옷 색깔을 묻자 전혀 다른 색을 말하는 황당한 장면도 연출됐다.


A씨 측 변호인이 "경찰 조사 때와 말이 다르다"고 추궁하자, 증인은 "그럼 그때의 기억이 맞나 봐요"라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가해자와의 관계를 묻는 말에도 "친구는 아니고 얼굴만 아는 사이"라며 애써 선을 그었지만, 재판에 있던 모두가 그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위증죄, '기억에 반하는 진술' 입증이 관건


A씨는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즉시 증인을 위증죄로, 가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할 계획이다. 법적으로 위증죄는 선서한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할 때 성립한다(형법 제152조).


여기서 핵심은 '기억에 반하는 진술'의 의미다. 김경태 변호사는 "'기억에 반하는 진술'이란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다른 내용을 진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증인 스스로 자신의 기억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증인이 "기억이 흐릿했다"거나 "착각했다"고 주장하면 위증죄 입증이 매우 까다로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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