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질래?" 도로 위 욕설, 모욕죄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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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질래?" 도로 위 욕설, 모욕죄 처벌될까

2026. 06. 05 11: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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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등에 격분해 뱉은 말, 변호사들 "'이것' 없으면 무죄"

운전 중 욕설은 피해자 외에 들은 사람이 없다면 범죄 성립 요건인 '공연성'이 충족되지 않아 모욕죄 처벌 가능성이 낮다. / AI 생성 이미지

운전 중 차선 변경 시비로 상대 운전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면 처벌받을까?


정상적으로 차선을 바꿨음에도 뒤따르던 택시가 상향등을 켜자 격분해 욕설을 내뱉은 한 운전자의 사연이 알려지며 법적 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모욕죄 성립의 핵심 열쇠인 '공연성'을 두고 법조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욕설을 들은 사람이 누구인지가 관건"이라며, 결정적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상향등에 터진 분노…"개새끼야, 뒤질래?"


사건의 발단은 도로 위에서 벌어진 사소한 신경전이었다. 운전자 A씨는 1차로에서 서행하던 택시를 추월하기 위해 2차로로 주행하다가 1차로로 차선을 변경했다.


A씨는 "깜빡이를 켜고 정상적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의 차선 변경이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택시 기사는 뒤에서 상향등을 켜며 위협적인 신호를 보냈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민 A씨는 창문을 내리고 택시 기사를 향해 "개새끼네. 시발새끼야 상향등은 왜 키냐? 뒤질래?"라고 소리쳤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주변 차량은 멀리 떨어져 있었고, 택시 안에 승객이 있었는지는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택시 기사가 곧바로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A씨는 순간의 감정 폭발이 형사 사건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모욕죄의 문턱 '공연성'…법조계 "무죄 가능성 높아"


A씨의 사례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모욕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이 충족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성립하는데, 여기서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법무법인 엘에프(LF) 손병구 변호사는 "택시 안에 탑승한 승객도 없었고 다른 차량들도 멀리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택시에 승객이 없었고 주변 차량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욕설을 들은 사람이 피해자인 택시 기사 한 명뿐이었다면,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공연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사가 소문 내면?"…'전파가능성'이라는 변수


다만, 욕설을 들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용을 퍼뜨릴 '전파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택시 기사가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진술하는 과정 자체가 '전파'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전파 가능성을 엄격하게 판단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창문을 통해 잠깐 발언한 것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될 가능성도 매우 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공연성을 부정하는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발언자가 '전파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가졌음이 증명되어야 하므로,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블랙박스는 증거의 왕, 합의는 최선의 방패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A씨가 모욕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가장 확실한 해결책을 함께 제시했다. 바로 '합의'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가 진행되고, 만약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A씨가 택시 기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원만히 합의해 고소 취하를 받는다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된다.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사건화 시 무혐의 처분도 가능해 보인다"고 조언하면서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법률 상담을 권했다.


결국 도로 위 분쟁의 가장 현명한 해법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법적 다툼보다 원만한 소통과 화해를 먼저 시도하는 것임을 이번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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