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가해자 출소 D-day…피해자 '주소 노출' 공포, 막을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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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가해자 출소 D-day…피해자 '주소 노출' 공포, 막을 길 있다

2025. 12. 29 09: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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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 끝나도 끝나지 않은 두려움, 민사소송서 2차 피해 우려…변호사들이 제시한 '철통 방어' 3단계 해법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 과정에서 주소 노출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판결문에 찍힌 내 주소, 가해자가 본다…성범죄 피해자의 끝나지 않은 공포, 법적 방패는?


가해자에게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민사소송.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집 주소가 가해자에게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피해자들을 2차 피해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저는 형사사건 성 피해자이며, 피고인의 출소 이후 보복이 무섭습니다. 제 실제 거주 주소지 노출을 막고 싶습니다."


형사 재판이 끝나 가해자가 죗값을 치러도, 피해자의 공포는 끝나지 않는다.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민사소송이 오히려 보복 범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형사에선 '가명', 민사에선 '실명'…피해자 울리는 법의 빈틈


형사소송에서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철저히 보호되지만, 민사소송은 다르다. 민사소송법상 소장에는 원고(피해자)와 피고(가해자)의 주소를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송 서류를 주고받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장 내밀한 개인정보인 '집 주소'가 가해자에게 알려질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송달 불능이나 주민등록법 위반의 위험을 감수하고 과거 주소지를 적거나 전입신고를 미루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1단계: '변호사 사무실'을 당신의 안전한 요새로


법률 전문가들은 첫 번째 방패로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대리인의 사무실 주소를 활용하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소장에 원고(피해자) 주소를 변호사 사무실 주소로 기재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이렇게 변호사 사무실을 송달장소로 지정하면, 소송에 필요한 모든 서류가 변호사 사무실로만 전달된다. 가해자가 소송 서류를 통해 피해자의 실제 거주지를 파악할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가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합법적인 첫 번째 방패인 셈이다.



2단계: '주민등록 열람 제한'으로 이중 잠금


변호사 선임으로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면, 더 강력한 '이중 잠금' 장치가 있다. 바로 '주민등록 열람 제한 신청'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해자가 보복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기관을 통해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민등록 초본이나 등본을 발급받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할 주민센터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소명하고 신청하면, 가해자는 법원의 보정명령 같은 특별한 수단이 없는 한 피해자의 주소 정보를 확인할 길이 막힌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도 "성폭력 피해자는 신청 즉시 승인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 제도의 실효성을 뒷받침했다.



3단계: 법원에 '주소 비공개'를 요청하는 최후의 방어선


마지막 방어선은 법원에 직접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소송 진행 시 '송달장소 보호신청'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 제도로, 법원에 실제 주소지가 아닌 별도의 송달장소를 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송달장소 보호신청'은 민사소송법 제163조에 근거한 제도다. 즉, "소송관계인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소명하면, 법원이 결정으로 주소 등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소송 기록 자체에 빗장을 거는 최후의 수단이다.



두려움에 맞서는 법, 길은 있다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주소 노출의 두려움 때문에 이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 사무실 주소 활용', '주민등록 열람 제한 신청', '법원의 개인정보 보호조치 신청'이라는 3단계 법적 방어막을 겹겹이 쌓는다면, 피해자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면서 온전히 피해 회복에 집중할 수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공포 속에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길은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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