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낙태수술 잘못돼서 뇌도 갈린 것 아님?" 폭언의 대가는 얼마였을까
[단독] "낙태수술 잘못돼서 뇌도 갈린 것 아님?" 폭언의 대가는 얼마였을까
전 남자친구의 과실치상에 200만원
그의 아내가 SNS에 올린 허위사실 명예훼손·협박에 1000만원 위자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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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연인에겐 성관계 중 상해를 입고, 그의 부인으로부터는 '낙태와 성매매를 했다'는 막말을 들은 여성이 법적 구제를 받았다.
과거 연인과 그의 아내로부터 연이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건에 대해 법원이 총 1,2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인천지방법원 최유나 판사는 원고 A씨가 전 남자친구 B씨와 그의 아내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낙태해서 뇌 갈렸냐"…새 아내의 잔혹한 SNS 복수극
사건의 발단은 A씨와 B씨의 어긋난 관계에서 시작됐다. 2020년 6월부터 교제해 온 두 사람은 2021년 10월 초 헤어졌다. 그런데 B씨는 결별 불과 2주 만인 10월 25일 C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씨는 A씨와 헤어지기 직전인 2021년 9월 7일, 한 호텔에서 A씨와 성관계를 하던 중 손가락을 이용해 A씨에게 요도염을 일으키는 등 상해를 입혔다. 이 행위로 B씨는 과실치상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B씨의 아내 C씨의 가해는 더 잔혹했다. C씨는 2022년 6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씨를 겨냥한 끔찍한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 C씨는 "낙태수술 잘못돼서 뇌도 갈린 것 아님?", "XX 팔아서 받은 것들은 잘 쓰고 있는 것 같네!", "너 시집갈 곳 속속들이 알아서 다 얘기해줄 거야!!!"라며 A씨가 낙태와 성매매를 했다는 거짓 내용을 퍼뜨렸다.
심지어 A씨의 지인들에게 팔로우를 신청해 해당 게시글이 널리 알려지도록 유도했다. 이 행위로 C씨 역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협박죄로 벌금 700만 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법원 "형사 유죄는 민사 책임의 유력 증거"
A씨는 B씨의 상해 행위와 C씨의 명예훼손 행위가 자신에게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총 3,1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불법행위 책임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B씨와 C씨 모두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만큼, A씨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사실이 명백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법원은 A씨가 주장한 B씨의 스토킹 혐의나 두 사람이 공동으로 명예훼손을 저질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와 C씨의 행위를 각각의 독립된 불법행위로 판단한 셈이다.
상해 200만원 vs 명예훼손 1000만원…배상액 차이, 왜?
법원은 배상액을 산정하며 두 사람의 가해 행위의 무게를 다르게 평가했다. B씨의 과실치상 행위에 대해서는 위자료 200만 원을, C씨의 SNS 명예훼손 및 협박 행위에 대해서는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C씨의 배상액이 훨씬 큰 이유는 범행의 '악의성'과 '파급력'에 있다. 법원은 C씨가 SNS라는 공개된 공간을 통해 A씨의 인격을 말살하려는 의도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고, A씨의 사회적 평판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집갈 곳에 알려주겠다"는 식의 협박은 피해자의 공포감을 극대화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법원은 "피고 B는 200만 원, 피고 C는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과 그의 아내로부터 연달아 깊은 상처를 받은 피해자의 고통을 법원이 일부나마 인정한 판결이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4가단267481 판결문 (2025. 6. 18.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