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에게 내 재산 주고 싶어" 할머니의 소원은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까
"임영웅에게 내 재산 주고 싶어" 할머니의 소원은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까
생판 모르는 남에게도 '유언' 통하면 재산 상속해줄 수 있다
상속인들이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으로 자신 몫 요구하는 것 가능하지만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유언 자체를 무효로 돌릴 수는 없다

중장년층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가수 임영웅. 그런데 만약 할머니가 임영웅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재산까지 모두 물려주겠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게티이미지·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내 나이 지금 팔십 셋. 명이 짧아 일찍 죽었더라면 나는 불행하게도 이 시대의 보석 너를 만나지 못했을 것을."
가수 임영웅의 팬카페 '영웅시대' 한 회원이 지난해 8월에 올린 글이다. 임영웅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드러낸 이 글은 인터넷에서 오래 회자됐다. 지난해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뒤 지금까지 큰 인기를 이어가는 중인 가수 임영웅. "임영웅을 알고 난 다음부터 새 삶을 살고 있다"고 할 만큼 특히 중장년층의 사랑은 뜨겁다.
실제로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 할머니 재산 임영웅한테 물려주신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클릭을 유도하려고 제목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들어온 누리꾼들은 "진짜 일어날 수 있는 일 같아서 놀랐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정말 우리 할머니가 임영웅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재산까지 모두 물려주겠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우선, 생판 남인 사람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을까. 답은 '할 수 있다'다. 유언을 통하면 된다. 우리 법은 유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유언으로 타인에게 재산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유증'이라고 하는데, 유언에서 "내 재산을 XXX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된다.
'남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 내용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대도, 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작성된 유언장이라면 자손들 입장에선 방법이 없다. 유언이나 상속과 관련한 문제는 '사적 자치(私的自治⋅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원칙)의 영역'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기나 강박에 의해 한 유언이 아니며 △필요한 형식적인 요건들을 갖춰 유언을 적법하게 마쳤다면, 그 내용이 부당하다고 해서 무효로 하거나 그 유언을 취소할 수 없다.
하지만 유언의 자유가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제한이 있다. 부모나 조부모가 제3자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주면 상속자들은 상속권을 침해받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우리 법은 '유류분 제도'를 가지고 있다. 유류분이란 정해진 상속인을 위해 법적으로 반드시 남겨야 하는 상속재산 일부를 말한다. 즉, 상속인을 위해 최소한의 몫을 법으로 정해둔 것. 이에 따라 특정 상속인에게 유류분을 초과해 상속재산을 남겼다면, 다른 상속인은 '법에서 정한 자신의 몫'인 유류분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 직계비속(자녀·손주 등)과 직계존속(부모·조부모), 형제·자매 등이 유류분을 가질 수 있다.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가질 수 있다.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의 몫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로 정하고 있다.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은 정해진 내 몫보다 적게 받았다는 걸(유류분 침해) 안 지 1년 이내,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사실 실제로 팬이 일방적으로 임영웅에게 재산을 물려준다고 유언을 남겼다고 해도, 무조건 이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거절할 수도 있다. 우리 민법(제1074조 제1항)은 "유증을 받을 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에 언제든지 유증을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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