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원 보이스피싱 당했는데, 검거된 수거책이 합의금 700만 원 제시해 '고민'
2,000만 원 보이스피싱 당했는데, 검거된 수거책이 합의금 700만 원 제시해 '고민'
억울하겠지만 현실적으로 30~50% 선에서 합의해야
보이스피싱 하부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면 30% 정도의 책임이 인정되는 추세

보이스피싱을 당한 A씨에게 붙잡혀 재판을 앞둔 수거책으로부터 합의 제의가 왔다. 현실적으로 A씨는 그로부터 얼마를 받아낼 수 있을까?/셔터스톡
A씨가 보이스피싱에 낚여 2,000만 원을 편취당했다. A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다행히 얼마 뒤 A씨를 만나 돈을 받아 간 수거책이 붙잡혔다. 피의자는 현재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공판일이 다가오자 피의자의 변호사로부터 합의 제안이 들어왔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정을 고려해 A씨가 배상명령으로 청구한 금액(피해액)의 3분의 1수준인 700만 원만 받고 합의해 달라고 한다.
A씨는 피해액에 비해 합의금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망설여진다. 하지만 그거라도 받아두지 않았다가 자칫 돈을 한 푼도 못 건지는 것은 아닌가 싶어, 고민이다.
이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변호사들은 보이스피싱범죄 하부조직인 수거책이 검거됐다고 해서, 그로부터 피해액 중 많은 부분을 회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보통 인출책이나 수거책은 피해자에게 전액 피해배상을 할 만한 경제 여력이 없고, 또한 그들은 사기로 취한 돈의 일부만 취득한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사정 때문에 A씨가 피고인으로부터 많은 금액을 피해배상 받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황 변호사는 “상부책 등 나머지 범인들이 추후 검거될 것을 기다려 봐야겠지만, 지금 재판 중인 피고인을 상대로 전액 변제받으려다가 합의를 결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하부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 경우 보통 30% 정도의 책임이 인정되는 추세”라며 “억울하겠지만 A씨가 피해 본 돈의 30~50%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진단했다.
합의금을 받더라도 피해금 전액을 배상받지 않은 상태라면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해서는 안 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피고인 변호사를 통해 피해 금액의 절반인 1,00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해보라”며 “하지만 어떤 합의금을 받든 전액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합의서는 제출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는 A씨가 나머지 돈을 받기 위해 필요하지만, 피의자도 피해액 중 일부를 변제한 사실만으로도 양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데 따른 조언이다.
“아울러 일부만 변제받고 나머지는 할부로 진행해 변제한다는 합의서 작성을 상대방에게 요구해 보라”고 윤 변호사는 권했다.
현시점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가해자에 대한 유죄판결이 선고될 것으로 보이고, 채권소멸시효가 3년이니 현 상황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해 두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는 “민사 판결이 나오면 연 12%의 이자가 추가 되고, 계속해서 집행권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