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용 홈캠에 찍힌 연인, '불법촬영' 악몽으로…'미필적 고의'가 운명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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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용 홈캠에 찍힌 연인, '불법촬영' 악몽으로…'미필적 고의'가 운명 갈랐다

2025. 11. 14 10: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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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줄 알았던 홈캠, 성범죄 전과자 될 위기…'미필적 고의'가 운명 가른다

한 남성의 반려견 관찰용 홈캠에 연인과의 성관계가 녹화돼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연인과의 하룻밤이 '불법 촬영'이라는 악몽이 됐다. 혼자 있을 반려견을 보려고 켜둔 홈캠에 연인과의 성관계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된 것이다.


A씨는 뒤늦게 영상이 녹화된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그는 즉시 연인 B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함께 영상을 확인한 뒤 그 자리에서 삭제했다. 모든 것이 실수였고, 깔끔하게 해결됐다고 믿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B씨는 “일부러 촬영할 목적으로 거실에서 관계를 유도한 것 아니냐”, “영상을 다른 곳에 복사해두고 유포할 수 있다”며 A씨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급기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카촬죄)’로 고소하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날렸다.


A씨는 의도치 않은 실수였고, 발견 즉시 삭제까지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B씨의 의심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카촬죄로 처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카촬죄의 핵심 구성요건은 ‘촬영의 고의성’인데, A씨의 경우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무법인 신우의 이진영 변호사는 “반려견 확인 목적의 홈캠 설치, 우발적 상황, 영상 즉시 삭제 등을 고려할 때 고의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은 사건의 변수다. 미필적 고의란, 범죄 발생을 명확히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결과가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홈캠이 켜져 있으니 녹화될 수도 있겠다’고 어렴풋이 인식하면서도 ‘에이, 설마’ 또는 ‘녹화돼도 어쩔 수 없지’라며 관계를 가졌다면 법원은 이를 ‘고의’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법원은 A씨가 '홈캠이 켜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인식하면서도 성관계를 가졌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창신의 강민경 변호사는 “평소 홈캠 설치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만약 B씨가 실제 고소를 진행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객관적 증거’와 ‘초기 진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씨가 촬영 사실을 인지한 직후 B씨에게 알리고 삭제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고의가 없었음’을 증명할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유사 사건에서 무죄 취지의 검찰 불기소 결정이 나온 사례가 있다”면서도 “수사기관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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