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수업 '절반' 채운 뒤 취소, 환불금은 50%일까 0%일까
과외 수업 '절반' 채운 뒤 취소, 환불금은 50%일까 0%일까
변호사들 "계약서 없다면 학원법 준용…소비자 보호 원칙상 50% 환불이 타당"

대학생 과외 교사인 A씨가 과외 중단에 따른 환불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수업 절반 했는데 갑자기 그만둔다니… 남은 돈, 돌려줘야 하나요?"
"주 2회, 4주 과정으로 선불 과외를 진행 중인데, 정확히 절반인 4회차 수업을 마치자 학생 측이 돌연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남은 수강료를 환불해줘야 하나요?" 대학생 과외 교사 A씨가 던진 이 질문은 개인 간 교육 거래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환불 분쟁의 핵심을 찌른다.
A씨는 방학을 맞아 한 학생과 총 8회차의 과외 교습을 약속했다. 교습비는 관례에 따라 4주치를 선불로 받았다. 성실히 수업을 준비해 4번째 수업까지 순조롭게 마쳤다. 하지만 5번째 수업을 앞둔 전날 밤, A씨는 학생 측으로부터 '더 이상 과외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짧은 메시지를 받았다. 황당함도 잠시, A씨의 머릿속은 환불 문제로 복잡해졌다.
스스로 찾아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 시행령에는 '교습 기간 1/2 경과 전'에 취소하면 수강료의 절반을 돌려주고, '1/2 경과 후'에는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총 8회 중 4회를 진행한 자신의 상황이 정확히 '1/2' 지점이라는 사실이 A씨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수업 8번 중 4번, '절반 경과'의 모호한 경계선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법 조항에 명시된 '1/2 경과'라는 기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법령은 '경과 전'과 '경과 후'만 규정할 뿐, 정확히 '1/2 시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애매한 경계선 탓에 교습비를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줘야 하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전체 과정의 절반을 이수했으므로 '1/2이 경과한 후'에 해당해 환불 의무가 없다고 주장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는 "8번 중 4번을 진행했다면 1/2 경과로 보아 나머지 수업료는 환불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초기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변호사들 "계약서가 우선, 없다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하지만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우선 개인 과외는 학원법의 직접 적용 대상이라기보다 당사자 간의 '계약'이 우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명시적인 계약서가 있다면 그 내용이 판단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며 "만약 계약서나 구두 합의가 없다면 사회적 관행이나 유사 법규인 학원법을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별도 계약이 없던 A씨의 사례는 학원법의 해석 문제로 귀결된다. 이에 대해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8회 중 4회 진행 후 취소는 '교습 1/2 경과 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학원법에 따르면 수업료의 1/2을 환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 조항의 해석이 모호할 경우, 일반적으로 소비자(학습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법 원칙과 학습자 보호라는 학원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한 판단이다.
분쟁 막는 최선의 방법? '시작 전 환불 규정 명시'
결론적으로 A씨는 남은 4회차 수업료, 즉 전체 수강료의 50%를 학생 측에 돌려주는 것이 법적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길이다. 가령 4주치 수강료로 40만원을 받았다면 20만원을 환불하는 식이다.
이번 사례는 개인 과외 교사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향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과외 시작 전, 교습 기간과 비용, 그리고 중도 취소 시 환불 규정을 명확히 담은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되는 개인 교습 관계일지라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는 결국 양쪽 모두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