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거울에 비친 그녀, '찰나의 촬영'이 부른 인생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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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거울에 비친 그녀, '찰나의 촬영'이 부른 인생 최대 위기

2025. 10. 02 16:4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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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영상 찍다 거울 속 여성 포착…성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 공공기관 재직자 '직장 통보' 공포

헬스장에서 거울에 비친 여성의 스쿼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공기업 직원 A씨가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헬스장에서 운동 영상을 찍던 남성 ‘성범죄자’ 위기


헬스장에서 운동 영상을 찍던 한 남성이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자신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려다 거울에 비친 여성을 순간적으로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에게는 인생 최대의 위기다.


찍은 거 아니죠?…그 자리서 삭제했지만, 열흘 뒤 울린 전화


사건은 평범한 어느 날 헬스장에서 벌어졌다. A씨는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누른 뒤, 거울에 비친 한 여성이 스쿼트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잠시 후, 피해 여성이 "본인 찍은 거 아니냐"고 항의하자 A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즉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그 자리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모든 것이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약 열흘 뒤,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경찰서였다. A씨는 성실히 조사에 협조해야겠다는 생각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지만, 마음은 숯덩이가 됐다.


"정말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나락에 가는 것 같아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는 법률 상담 게시판에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고의성'이냐 '실수'냐…법정 가를 운명의 갈림길


A씨의 운명은 법원이 그의 행위를 '고의적 범죄'로 보느냐, '우발적 실수'로 보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했을 때 성립한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법의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대응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변호사들은 스쿼트 동작 촬영 자체만으로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주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카촬 혐의 자체에 대한 무혐의 주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즉각적인 사과와 영상 삭제, 수사 협조 태도를 근거로 고의성이 낮았다는 점을 부각해 선처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고의성이 낮고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며, 즉시 삭제했다는 점은 중요한 정상참작 사유"라고 분석했다.


섣부른 합의는 '독'…'공공기관 통보' 막을 수 있나


A씨가 가장 원하는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합의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2차 가해로 비칠 수 있고, 무혐의를 다툴 사안에서 합의 시도는 혐의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의 또 다른 공포는 '직장 통보'다. 공무원의 경우 성범죄로 수사를 받으면 즉시 기관에 통보되지만, A씨와 같은 공공기관 재직자는 다르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옥민석 변호사는 "공무원과는 달리 회사에 수사개시가 통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경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입건 사실이 통보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기소유예'가 최선의 시나리오…한순간의 실수가 남긴 교훈


만약 무혐의 처분을 받지 못한다면, A씨가 노릴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기소유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가 결정적이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성범죄로 벌금형만 받아도 직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기소유예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n번방 사건 이후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한 지금, A씨의 사례는 스마트폰을 든 우리 모두가 잠재적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의 딜레마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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