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했더니 날아온 전 회사의 내용증명 "동종업계 갈 때 조심하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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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했더니 날아온 전 회사의 내용증명 "동종업계 갈 때 조심하라고 했지?"

2021. 05. 23 15: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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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 내세우며 퇴직자 압박⋯'영업비밀' 다루는 직책 아니면 영향 없다

변호사들 "단순 주의 차원에서 보낸 것", "소송 청구 등 대비해 반박 내용증명 보내라"

A씨는 새 회사로 이직 하자마자 한 통의 내용증명을 받았다. 발신처는 전 회사였다. 동종업계로 이직한 A씨에게 “부정경쟁방지법상 소송을 걸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새 회사로 이직한 지 불과 1주일. A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 회사가 보내온 내용증명 때문이었다. 심지어 새 직장과 집으로 각각 보내온 것. 인수인계도 성실하게 했고, 원만하게 퇴직 했는데 무슨 일일까 싶었던 A씨. 그런데 내용증명 안에는 예상치 못한 문구가 담겨 있었다.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송할 수도 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섬찟한 경고문이었다. A씨가 새로 옮긴 회사는 동종업계였지만, 거래처가 완전히 달라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더구나 회사의 기밀을 다루는 직무도 아니었다. 막연히 괜찮으리라 생각해왔는데, 막상 내용증명을 받고 나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A씨는 변호사들에게 대응 방법을 물었다.


'동종업계 취업 제한' 무조건 유효한 건 아냐⋯영업비밀 침해하지 않는 한 문제 없을 것

변호사들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라면 취업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동종업계 취업 제한 조항이 무조건 통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단순히 퇴사 후 동종업계로 취직한 것만을 가지고 이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안심의 강문혁 변호사는 "동종업종으로 이직 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영업비밀을 다루는 직책이 아니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A씨의 전 회사가 인용한 부정경쟁방지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 했을 때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한다"며 "A씨가 전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이직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문제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신동환 변호사도 "A씨가 전 회사에서 중요 자료들을 가져오지만 않았다면, 동종업계로 이직했다고 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우리 법원 역시 동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전직 금지 등 조치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퇴직 근로자의 생계와도 연관이 있다"며 "사용자와 근로자 간 전직 금지 약정에 관해선 엄격하게 요건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순 '주의' 수준 넘어섰다면? 반박 내용증명 보내고 적극 대응해야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퇴사 후 동종업계로 이직한 것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 할 수는 없다"면서 "동종업계로 이직했으니 영법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으로 보인다"고 A씨를 위로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즉시 형사 처벌이 이뤄지거나 A씨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내용증명을 받았다는 자체에 크게 압박을 받지 말고, 만일 반박할 내용이 있다면 다시금 내용증명을 보내 대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A씨의 전 회사가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 변호사도 있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가 동종업계로 이직했으니 주의 차원에서 내용증명을 보낸 거라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만일 전 회사가 실제 소송을 염두하고 보낸 내용증명이라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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