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프로포폴 맞고 중상해…“간호사 자백, NIMS 조작 로그 있다” 거액합의 가능할까?
병원서 프로포폴 맞고 중상해…“간호사 자백, NIMS 조작 로그 있다” 거액합의 가능할까?
환자 책임 돌리려던 병원, 환자가 직접 모은 ‘스모킹건’에 역공 처지…의사 면허정지 약점 노린 합의 전략, 변호사들 판단은

프로포폴 투약으로 중상해를 입은 환자가 병원 측 책임을 묻기 위해 직접 증거를 수집,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었다. / AI 생성 이미지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고 중상해를 입은 A씨. 병원 측이 책임을 A씨에게 돌리려 하자, 그는 직접 증거를 수집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었다.
A씨의 손에는 간호사의 자백 녹취록,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조작 로그 등 병원의 위법 행위를 입증할 ‘스모킹건’이 들려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의사 면허 정지·취소라는 최대 약점을 압박해 거액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A씨. 과연 그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환자에서 ‘탐정’으로…경찰 결정 뒤집은 A씨의 ‘스모킹건’ 4가지
A씨는 병원 의사 2명, 간호사 1명, 상담실장 1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의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처음에 병원 측의 거짓 진술을 믿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수집한 100% 사실 기반 증거들로 이의신청을 했고, 사건은 결국 검찰 강력부로 넘어갔다.
A씨가 확보한 핵심 증거는 ▲간호사가 “원장님이 나간 뒤 내가 단독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실토한 자백 녹취록 ▲병원 측이 “환자가 혼자 20ml를 셀프 투약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마약류를 무단 방치한 정황 증거 ▲NIMS의 투약량을 나중에 소급해 조작한 로그 기록 ▲대학병원의 중상해 진단서 등이다.
변호사들 “의사 면허정지 리스크, 합의 ‘골든타임’ 맞다”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가 매우 강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검찰 수사 단계는 병원 측을 압박해 합의를 끌어낼 최적의 시기라고 분석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수집하신 증거는 의사 면허 취소 및 형사 처벌(실형)을 끌어낼 수 있는 파괴적인 스모킹건”이라며 “검찰 강력부 배당 시점은 피의자들에게 가장 공포감이 극대화되는 구속 및 기소 직전 단계이므로, 기소 전 합의를 이끌어낼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의사들에게 의료법 위반 및 마약류 관리 위반으로 인한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은 생업이 걸린 최대의 약점”이라며 “현재 검찰 단계는 상대방을 압박하여 기소 전 최상의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봤다.
법적으로도 병원 측이 받는 리스크는 상당하다. 무면허 의료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NIMS 거짓 보고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면허 취소’ 약점 잡고 합의 압박? “역고소 당할 수 있다” 경고
그러나 변호사들은 A씨가 원하는 ‘압박을 통한 거액 합의’ 전략에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자칫하면 오히려 A씨가 공갈이나 협박 혐의로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년간 경찰 마약범죄수사팀장으로 근무했던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면허 정지 및 마약류 관리 위반 리스크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여 합의금을 이끌어내는 방식은, 공갈죄나 협박죄로 오히려 의뢰인에게 법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최 변호사는 “올바른 방향은 형사 절차를 통해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합의를 제안해 온다면 그때 협상하는 것이 법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청 김우석 변호사 역시 “행정처분은 별도의 법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형사절차에서의 합의와 행정상 책임을 임의로 연결해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사건 대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합의 전략은 ‘피해회복’ 프레임
그렇다면 A씨가 가진 강력한 패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직접 압박’이 아닌 ‘피해 회복을 중심으로 한 공식적인 협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면허로 협박’이 아니라, 병원 측의 법적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자료를 근거로 ‘피해회복(치료비·위자료 등) 시 조건부 처벌불원’ 프레임으로 제시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실효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도 “합의 제안은 치료비, 향후치료비, 일 못 한 손해, 위자료처럼 ‘피해를 돈으로 계산한 근거’ 중심으로 해야 설득력이 커진다”며 “개인이 직접 압박하기보다 변호사를 통해 공식 절차로 제안하는 편이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가 가진 증거의 힘은 병원 측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높여 자발적인 합의를 유도하는 데 써야 하며, 합의금 요구는 감정적인 압박이 아닌 객관적인 손해액 산정을 바탕으로 변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