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다투다 주방 칼 들어…'특수협박' 혐의, 처벌 피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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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다투다 주방 칼 들어…'특수협박' 혐의, 처벌 피할 수 있나

2025. 12. 30 11: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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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 다툼 중 우발적 행동, 피해자 '처벌 불원' 의사에도 수사 계속…변호사들 "초기 대응이 관건"

A씨가 동생과 말다툼 중 칼을 들어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순간의 화 못 참고 칼 들었다가 '전과자' 될 위기…가족이라도 용서 안 되는 '특수협박'의 무게


친동생과 말다툼 끝에 주방 칼을 들었다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 가정폭력을 신고했다가 거꾸로 특수협박 혐의의 피의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동생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지만, 한번 휘두른 칼날의 위협은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한순간의 분노가 돌이킬 수 없는 전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다.


"ㅆㅂㄴ 욕설에 격분…주방 칼 들고 '이리 와'"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말다툼이었다. 동생이 먼저 "ㅆㄴ, ㅆㅂㄴ" 같은 심한 욕설을 퍼붓자 A씨는 이성을 잃었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주방으로 가 칼을 집어 들었다. 동생을 향해 "이리 오라"며 다가서는 순간, 아버지가 A씨를 때리며 제지했다. A씨는 자신을 때린 아버지를 가정폭력으로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시선은 A씨의 손에 들렸던 칼에 꽂혔다. 경찰은 "칼을 들고 대치한 상황은 경찰서에 넘길 수밖에 없다"며 동생에게 진술서를 받은 뒤 돌아갔다.


2주 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부터 동생에게 '피해자 진술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서 A씨는 자신이 특수협박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생은 괜찮다는데…'반의사불벌죄' 아니라는 경찰"


A씨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동생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동생은 "처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했다.


변호사들은 A씨의 혐의가 '특수협박죄'(형법 제284조)에 해당하며, 이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범죄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강민기 변호사는 "특수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와 동생이 화해하고 합의서를 제출하더라도 이는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참고될 뿐, 수사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는 의미다.


"무혐의 vs 기소유예…변호사들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변호사들은 무혐의를 받기는 어렵지만, 대응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략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협박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해 무혐의를 주장하는 것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동생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툼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라는 일관된 진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생이 경찰 조사에서 "실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해준다면 무혐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둘째는 혐의를 일부 인정하되 선처를 구해 '기소유예' 처분을 노리는 전략이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초범이라면 합의 및 재발 방지 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하여 기소유예로 사건을 종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사건이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진행되도록 조치하여 전과가 남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찰 출신 변호사들의 경고 '현장 목격, 가볍지 않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 변호사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무겁게 경고했다. 경찰이 직접 '칼을 든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사건이 쉽게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년 경찰 경력의 법무법인 베테랑 황순철 변호사는 "이미 현장 상황을 경찰관이 목격하였고 최초 동생에게 자술서를 받아갔기 때문에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피의자 진술조사 후 송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A씨가 조사 중 여러 항변을 하더라도 수사관이 잘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며 변호인을 통한 법리적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첫 경찰 조사의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리게 됐다. 순간의 분노를 표출한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깨닫는 동시에, 가족 간의 다툼이라도 '위험한 물건'이 개입되는 순간 더 이상 집안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법조계는 A씨가 무혐의를 입증하든, 선처를 구하든, 가족의 용서와 화해를 증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처벌 수위를 낮추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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