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던 건물 샀더니 '쓰레기 폭탄'…잔금에서 청소비 빼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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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던 건물 샀더니 '쓰레기 폭탄'…잔금에서 청소비 빼도 될까?

2025. 11. 13 14: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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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소송 이겼는데 건물 떠안은 주인, 전 주인의 '원상회복' 책임 놓고 법적 공방 예고. 계약서에 없어도 매도인 의무가 우선한다는 전문가 분석.

상대방의 '지상물매수청구권'으로 원치 않는 매수를 하게 된 건물은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있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소송에 이겼는데 샀다…'쓰레기 건물' 떠안은 새 주인, 청소비는 누가?


소송에서 이겼지만 원치 않던 건물을 떠안게 된 것도 억울한데, 문을 열어보니 거대한 쓰레기장이었다. 토지 소송 승소 후 되레 건물주가 된 한 시민의 황당한 사연이다.


'이겼는데 왜 내가 사야 하나'…지상물매수청구권의 역습


사건의 주인공 A씨는 기나긴 법정 다툼 끝에 토지인도 및 건물철거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패소한 B씨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을 받아들였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이란 토지 임대차 계약이 끝났을 때, 임차인이 토지 소유자에게 자신이 지은 건물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결국 A씨는 B씨 소유의 낡은 상가 건물을 억지로 인수하게 됐다.


건물 2층에 살던 B씨는 이사할 시간을 달라며 사정했고, 인정에 끌린 A씨는 매매대금의 90%를 먼저 지급했다. B씨가 이사를 마치면 나머지 잔금 10%를 치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등기까지 마치고 둘러본 1층 상가의 모습에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계약서에 없지 않나'…쓰레기더미 두고 벌어진 책임 공방


상가 내부는 그야말로 폐허였다. 이전 임차인이 버리고 간 낡은 집기와 비품, 벽을 뒤덮은 못 자국, 바닥에 나뒹구는 정체 모를 쓰레기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임차인은 빌린 공간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을 '원상회복 의무'가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A씨는 건물 매도인이자 이전 임대인이었던 B씨에게 연락해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를 관리하지 않은 책임이 있으니, 잔금 10%에서 복구 비용을 공제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B씨는 "건물 매매계약서에 원상회복 내용은 한 줄도 없지 않으냐"며 "이제 당신 건물이니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맞받아쳤다.


계약서가 전부?…매도인의 '하자 없는 물건' 인도 의무가 우선


법률 전문가들은 대체로 B씨의 주장이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인다. 매매계약서에 원상회복 조항이 없더라도, 매도인은 민법에 따라 '하자 없는 완전한 목적물'을 넘겨줄 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매도인은 기본적으로 완전이행의무와 하자 없는 목적물 인도의무가 있다"며 "전 건물주가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를 이행시키지 않은 채 건물을 넘겼다면, 이는 법적인 '하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건물의 '매도인'일 뿐만 아니라, 상가의 '이전 임대인'으로서 임차인의 원상회복을 관리할 책임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쓰레기 치울 돈, 잔금에서 빼도 될까?…전문가 다수의 답은 '가능'


결론적으로 A씨는 잔금에서 원상회복 비용을 공제할 법적 권리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민법은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수인이 그 보수에 필요한 비용만큼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기존 건물주인이 원상회복을 하지 않은 채 상가를 인도했다면, 새 주인이 원상회복 비용을 공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증명을 통해 원상회복을 공식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은 '계약서에 적힌 것만 지키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계약서의 문구를 넘어, 거래 당사자는 서로에게 하자가 없는 물건을 온전히 넘겨야 할 '신의성실의 원칙'상 의무를 진다는 점을 되새기게 하는 교훈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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