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산 내 집, 알고보니 불법? 계약 취소의 모든 것
믿고 산 내 집, 알고보니 불법? 계약 취소의 모든 것
'적법'하다던 아파트의 배신, 계약 해제 가능할까

계약한 아파트가 불법 건축물로 밝혀진 경우,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임을 입증해야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매도인과 중개인 모두 '문제 없다'고 하여 굳게 믿고 계약한 아파트가 불법 건축물이었다면?
인테리어 실측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매수인은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매도인은 거부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소송까지 고민하게 된 상황이다.
과연 이 계약은 무를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해법을 짚어봤다.
꿈에 그리던 내 집, 알고 보니 '불법 건축물'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눈앞에 뒀던 A씨. 그는 매도인과 공인중개사로부터 건물이 '적법하다'는 고지를 받고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건축물대장에도 위법사항이 없었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도 '적법'이라 명시돼 있었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달콤한 꿈은 오래 가지 않았다. 새집을 꾸밀 생각에 인테리어 실측을 하던 A씨는 해당 아파트의 발코니가 허가 없이 확장된 '불법 건축물'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즉시 중개인에게 계약 취소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계약 해제를 거부한다'는 매도인의 싸늘한 답변뿐이었다.
'중대한 하자' 입증해야... 계약 취소, 까다로운 조건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불법 확장된 아파트임을 몰랐다면 계약 취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라며, "민법 제109조에 따르면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으며, 중요 부분의 착오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는 점을 법적으로 주장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불법 건축물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계약이 무조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IBS법률사무소의 김정한 변호사는 "위반건축물의 경우 착오에 의한 취소, 하자담보책임에 의한 계약해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유만으로 계약이 반드시 취소되거나 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계약 해제가 가능한 엄격한 조건에 대해 "위반건축물로 인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야,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계약해제가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불법 확장으로 인해 향후 이행강제금(원상복구까지 반복 부과되는 벌금) 부과나 철거 명령 등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임을 매수인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법' 체크된 계약서가 희망… 잔금일이 다가오는데?
소송으로 갔을 때 승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법무법인 반향 유선종 변호사는 "계약서에 적법 상태로 체크되어 있다면 매수인은 이를 신뢰한 것으로 간주되며, 승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불법 확장된 면적의 규모, 향후 행정처분 가능성 등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A씨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다가오는 잔금일이다. 소송을 결심하더라도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자칫 '이행지체'에 빠져 계약 위반의 책임을 거꾸로 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선종 변호사는 "소송 진행 중 잔금일이 다가오더라도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 해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매도인이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약 해제 사유를 명확히 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불법 상태를 명시하고 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매도인과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