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위해 기도하라” 10대 교인에 ‘그루밍 성범죄’ 목사 향한 재판장의 불호령
“피해자를 위해 기도하라” 10대 교인에 ‘그루밍 성범죄’ 목사 향한 재판장의 불호령
항소심도 징역 7년
재판부 “70년 지나도 잊히지 않을 상처” 질타, 전자발찌 기각 사유는?
“내 가족이 비참하다” 가해자의 눈물에 재판장 “피해자를 위해 울어라” 일갈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용 이미지.
“피고인, 피해자들을 위해서 울면서 기도하세요. 본인 가족을 위해서만 울지 마시고요. 7년이 아니라 7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상처일 겁니다.”
청소년 교인들을 상대로 신뢰를 배신한 그루밍(Grooming·길들이기) 성범죄를 저지른 30대 목사를 향해, 항소심 재판장의 준엄한 꾸짖음이 법정에 울려 퍼졌다.
“네 아픔을 안다” 위로의 손길, 알고 보니 늑대의 발톱이었다
교회 부목사 A(39)씨의 범행은 성직자의 가면 뒤에 숨은 파렴치한 약탈이었다. 그는 청소년부 교인들에게 상담을 빌미로 접근해 친밀감을 쌓은 뒤,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그루밍’ 수법으로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 설교를 듣고 눈물 흘리는 피해자에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다가가 감싸 안는 등, 교인들의 연약한 믿음을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는 데 악용했다.
범행은 끌어안거나 입을 맞추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고, 입에 담기 힘든 음담패설을 100차례 넘게 메시지로 보내는 등 대담하고 집요하게 이어졌다.
“내 가족이 비참하다” 가해자의 눈물에 재판장 “피해자를 위해 울어라” 일갈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A씨는 항소심 법정에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평생 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도로 회개하겠다”면서도 “징역 7년은 제 가족들이 너무나 비참해질 수 있는 시간”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먼저 내세웠다.
가족의 생계를 거론하며 “가정에 희망을 비춰달라”고 읍소하는 그를 지켜보던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이은혜 부장판사는 일침을 가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신실한 하나님이라면 피고인의 가족을 돌볼 것”이라고 추상같이 질타했다.
징역 7년인데 전자발찌는 왜 기각?…‘재범 위험성’의 높은 문턱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징역 7년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검찰이 재차 요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이번에도 기각됐다.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하는 지점이다. 법원은 전자발찌를 ‘추가 처벌’이 아닌 ‘재범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로 본다. 형기를 마친 사람의 자유를 제약하는 강력한 처분인 만큼,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명백하다’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부착을 명령할 수 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극히 추악하나, 교인이라는 특수한 관계가 사라진 사회에서 그가 또다시 동종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법적 기준만큼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