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찍힌 760만원 '공짜 돈', 썼다간 '횡령죄' 전과자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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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찍힌 760만원 '공짜 돈', 썼다간 '횡령죄' 전과자 됩니다

2025. 10. 21 09: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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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착오송금, 무심코 돈을 옮기고 썼다가 횡령죄 피의자로 몰린 A씨의 사연. 법률 전문가들이 말하는 안전한 반환법과 법적 책임을 짚어봅니다.

어느 날 통장에 잘못 입금된 760만원을 자신의 다른 계좌로 옮기고 일부 사용한 A씨는 횡령죄 피의자가 되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760만원 '공짜 돈'의 유혹, 그 끝은 횡령죄 피의자였다


평범한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A씨의 휴대전화에 알림이 떴다. '환불' 명목으로 찍힌 760만원. 횡재라 여겼던 이 돈이 자신을 '횡령죄' 피의자로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계좌 정지와 의문의 돈, 공포의 시작


며칠 뒤 A씨는 자신의 모든 계좌가 사기 신고로 거래 정지된 것을 발견했다. 은행은 보이스피싱 자금이 스쳐 지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고, 다행히 A씨와 직접적 연관이 없어 정지는 풀렸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계좌가 막힐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결국 그는 문제가 된 계좌를 해지하며 760만원을 자신의 다른 계좌로 옮겼다. 그 과정에서 자동이체로 일부 금액이 빠져나갔고, A씨 자신도 약간의 돈을 사용하고 말았다.


'법무팀'의 경고, "그 돈, 우리 겁니다"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A씨는 '법무팀'이라고 밝힌 곳으로부터 "착오로 송금된 돈이니 즉시 반환하라"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송금 주체는 A씨가 이용했던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자금 관리를 하던 '핀플넷'이라는 곳이었다.


순간 A씨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불법 도박 사이트 돈인데 돌려줘야 하나? 쓰면 안 되는 돈이었나?' 그는 자신이 횡령죄에 해당하는지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들 "명백한 횡령죄"…대법원 판례는?


법률 전문가들의 답변은 단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착오송금된 돈을 다른 계좌로 옮긴 것만으로도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좌이체 착오로 입금된 돈은 돈을 받은 사람과 보낸 사람 사이에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따른 보관 관계'가 성립한다. 즉, 돈을 받은 사람은 그 돈을 임의로 처분해서는 안 되는 '보관자'의 지위에 놓이는 것이다.


A씨가 이 돈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다른 계좌로 옮기거나 사용한 행위는 재산을 가로채려는 '불법영득의사(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횡령죄의 핵심 요건을 충족시킨다. 형법 제355조에 따라 횡령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도박 자금도 돌려줘야 하나? 가장 안전한 탈출구는


돈의 출처가 불법 도박 자금이라는 점도 A씨를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돈의 출처가 불법적이라 해도 반환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민법상 '부당이득(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에 해당하기에,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반환 방식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등은 '법무팀'을 사칭한 사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개인에게 직접 돈을 보내는 위험한 방식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가장 안전한 해결책은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하는 것이다.


홍대범 변호사는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통해 반환 신청을 하도록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제도는 예금보험공사가 수취인으로부터 돈을 회수해 송금인에게 돌려주는 제도로, 양측 모두에게 안전한 다리가 되어준다.


결론적으로 통장에 들어온 '눈먼 돈'은 공짜 행운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법적 시한폭탄이다. 착오송금 사실을 인지했다면 절대 사용하지 말고 즉시 은행에 알려야 한다. 이미 돈을 일부 사용했다면, 최대한 빨리 전액을 마련해 은행이나 예금보험공사 등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반환하는 것만이 횡령죄라는 무거운 멍에를 피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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