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 망쳤다고 끝?…'의견서' 한 장이 뒤집는 명예훼손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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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 망쳤다고 끝?…'의견서' 한 장이 뒤집는 명예훼손 수사

2025. 11. 21 11: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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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 첫 조사서 '예/아니오'만 반복한 피고소인…변호사 12인 "추가조사보다 서면이 효과적" 이구동성

경찰 조사에서 긴장해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면, 추가 조사 요청보다 '변호인 의견서' 제출이 효과적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침묵이 '자백'이 될 때…경찰조사 후 반드시 해야 할 단 한 가지


내 침묵이 '자백'이 될 때가 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경찰서 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핵심만 짧게 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수사관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만 일관했던 것이다.


집에 돌아와 조서에 찍힌 자신의 손도장을 떠올리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이 올린 정보에 명확한 '출처'가 있었고, 허위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는 가장 중요한 방어 논리를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묻지 않으니 대답하지 않았다'는 소극적 태도가 마치 혐의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까 두려웠다.



"말할 기회 한 번만 더"…피의자의 애원, 통할까?


A씨는 변호사들에게 애타게 물었다. "조사 때 긴장해서 말을 못 했습니다. 추가 조사를 요청해도 될까요?" 그의 질문은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수사기관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재조사보다 '의견서'가 무기"…변호사 12인의 일치된 조언


놀랍게도 온라인 법률 상담에 답변한 12명의 변호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한목소리를 냈다. "추가 조사를 요청하기보다, 잘 정리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추가 조사는 수사관의 재량이고 거부될 수 있다"며 "오히려 조사를 받는 것보다는 정리된 형태의 문서가 더 좋겠다"고 조언했다. 수사관 앞에서 다시 말을 번복하거나 긴장 속에 실언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서면을 통해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편이 안전하고 명확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역시 "통상 추가 조사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의견을 보충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견서'라는 반격 카드, 무엇을 담아야 하나


그렇다면 의견서에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 변호사들은 '허위사실 인식 부재'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는 단순히 허위 내용을 전달했다고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명예를 훼손했을 때 처벌받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의견서를 통해 정보의 출처와 진실성, 허위사실 인식 부재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첫 조사에서 미처 하지 못한 진술들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믿을 만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라 진실이라 믿었다'는 점을 관련 증거와 함께 제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적시된 사실의 허위성과 허위의 인식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7도16939 판결)의 법리를 방어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 경찰조사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본격적인 법리 다툼의 시작이다. A씨처럼 뒤늦은 후회에 사로잡혔다면, 추가 조사를 애원하기보다 치밀하게 작성된 의견서 한 장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잡아야 한다. 당신의 침묵이 '자백'이 되기 전에, 당신의 억울함은 글로써 증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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