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탄원서 써주던 연인의 배신…'마약 전과' 폭로, 증인 1명뿐인데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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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탄원서 써주던 연인의 배신…'마약 전과' 폭로, 증인 1명뿐인데 처벌될까?

2025. 09. 25 18: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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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앙심, 가장 깊은 비밀을 누설한 전 연인. 녹취 없는 '말뿐인 명예훼손' 사건, 법원은 '전파가능성'과 '증언의 신빙성'을 처벌의 핵심 열쇠로 본다.

가장 든든했던 연인이 이별 후 A씨의 마약전과를 떠벌렸다. 녹취 하나 없이 단 한 명의 목격자만 있는데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가장 든든했던 연인이 가장 비열한 적이 됐다.


내 재판을 도우며 눈물 흘려주던 그가, 이별 후 나의 가장 깊은 비밀인 '마약 전과'를 다른 사람에게 떠벌렸다. 녹취 하나 없는 이 상황, 단 한 명의 목격자 진술만으로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


"내 편이라 믿었는데"…돌변한 연인의 잔인한 폭로


A씨가 마약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며 두 번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때, 그녀의 손을 잡아준 유일한 사람이 바로 직장 사장이자 연인인 B씨였다. 그는 A씨의 재판에 동행하고 눈물로 탄원서를 쓰며 '세상 유일한 내 편'이 되어주었다. 직장 동료 누구도 A씨의 과거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나자 B씨는 돌변했다. 앙심을 품은 그는 새로 입사한 지 2주 된 직원 C씨에게 A씨의 비밀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A는 과거 마약을 했고 전과자다. 재판도 내가 도와줬다"는 말부터, 과거 사기를 당해 빚을 진 사실, 앓고 있는 정신질환까지 거론하며 A씨를 깎아내렸다. 심지어 "저런 정신질환 있는 애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있겠냐"며 인격까지 모독했다.


이 끔찍한 사실은 A씨가 퇴사한 지 몇 주가 지나서야, 양심의 가책을 느낀 C씨의 고백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문제는 B씨의 모든 비방이 구두로만 이뤄져 녹취나 문자 같은 물증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녹취 없어도 처벌 가능? '증인 1명'의 무게


물증 없는 '말뿐인 명예훼손', 과연 처벌이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일한 증거인 C씨의 증언이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새 직원의 진술이 일관되고 합리적이라면, 그 증언만으로 범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 역시 "의뢰인의 기억과 진술도 증거"라며 "고소인 진술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B씨가 단 한 명(C씨)에게만 이야기했다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법원은 "한 사람의 입은 막아도, 그 사람의 입에서 나갈 말까지는 막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단 한 명에게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퍼져나갈 가능성(전파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공연성'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마약 전과' 폭로, 죄질 나쁜 명예훼손"


법조계는 B씨의 행위가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명예훼손은 허위 사실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진실한 사실'을 퍼뜨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성립한다.


특히 변호사들은 B씨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한다. 윤영석 변호사는 "전과나 정신질환은 누구나 비밀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므로 이를 함부로 밝힌 것은 명예훼손 중에도 죄질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A씨의 가족관계를 들먹이며 모독한 부분은 별도로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이며, 범행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시간제한이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고소 결심했다면? '결정적 증거' 만드는 법


변호사들은 고소를 결심했다면 증거를 보강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유일한 목격자인 C씨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법무법인 세담의 허유영 변호사는 실질적인 팁을 제시했다. 그는 "C씨에게 바로 사실확인서를 요청하면 법적 절차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먼저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을 들었는지' 다시 물어보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확보한 뒤, 사실확인서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건은 유일한 증인인 C씨의 진술 신빙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혼자서 대응하기보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고소장 작성부터 경찰 조사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믿었던 연인의 배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A씨가 법의 심판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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