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친구에게 한 성범죄 피해 고백… 오히려 명예훼손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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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친구에게 한 성범죄 피해 고백… 오히려 명예훼손죄 될까

2025. 09. 26 15:41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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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오히려 가해자 상대 법적 대응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뿐인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피해자를 덮쳤다. 2년 전 지인에게 끔찍한 일을 당하고도 법적 조치를 망설여온 A씨. 최근 가해자가 되레 주변에 험담을 늘어놓자, 참다못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


하지만 위로 뒤에 찾아온 것은 “이 대화가 유출되면 어떡하지?”라는 또 다른 불안이었다.


단 한 명의 친구에게 한 고백, 법정은 어떻게 볼까?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발언이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는지다. 명예훼손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히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성립한다.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전파가능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대화 상대방은 모든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이고, 피해 사실을 퍼뜨리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며 “대화 목적 역시 비방이 아닌 억울한 심경 토로와 위로에 있었던 만큼, 전파 가능성이 부정돼 공연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진실도 죄가 되는 순간

설령 공연성이 인정되더라도 A씨의 발언이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중론이다. 우리 형법은 진실한 사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사실적시 명예훼손). 하지만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형법 제310조)을 두고 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로서 할 수 있는 발언임을 소명하고 명예훼손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피해 사실을 친구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면 그 사실만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변호사들이 말하는 역공 열쇠

변호사 모두 A씨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가해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A씨가 가진 성범죄 피해 증거가 모든 상황을 뒤바꿀 수 있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실제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오히려 상대방이 험담을 하고 다닌다면 변호사 조력 하에 행위 중단을 엄중 경고하고 성범죄 피해에 대한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하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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