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집에 있던 가전제품 싹 들고 나간 사실혼 배우자, 절도죄 고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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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집에 있던 가전제품 싹 들고 나간 사실혼 배우자, 절도죄 고소할 수 있나요

2023. 02. 04 10: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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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배우자가 집에 있던 가전제품 등을 일방적으로 가지고 갔다면, 이는 절도죄로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일까. /셔터스톡

결혼식을 올린 지 6개월. 행복할 것만 같던 A씨의 신혼생활은 악몽이 됐다. 매일 같이 크고 작은 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얼마 전에는 "이럴 거면 헤어지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배우자 B씨는 집을 나가버렸다.


얼마 뒤, A씨가 퇴근 후 집에 와보니 집 안이 썰렁했다. 무슨 일인지 확인해본 결과 B씨가 집에 있던 가전제품 등을 말도 없이 가져가 버린 상태였다. 이를 따지니 "결혼식 등에 쓴 비용만큼 물건으로 가져갔다"며 "무슨 문제냐"라는 식이다.


이런 식의 대응이 황당하고 화가 나는 A씨는 B씨를 절도죄로 고소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식은 올렸지만,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남남이기 때문이다. 과연, B씨를 절도죄로 고소하는 것이 가능할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사실혼 관계는 친족상도례 해당 안 돼⋯공동 재산이어도 절도죄 적용 가능

사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난 절도·사기·횡령 등 재산 범죄는 처벌할 수 없다. 형법 제328조 친족상도례 규정에 따라서다. 그렇기 때문에 A씨와 B씨 사이에 일어난 일은 절도죄로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사건에선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의 김지진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는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은 약 6개월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이 경우 공동 소유의 재산으로도 볼 수 있는데, 절도죄 적용이 가능한 걸까.


법무법인 SC의 서아람 변호사는 "부부의 재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공유'인 것으로 추정되고, 이러한 공유재산도 절도죄의 객체가 된다"고 짚었다. 우리 대법원 역시 "타인과 공동 소유 관계에 있는 물건도 절도죄의 객체가 되는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94도2432 판결).


따라서 공동 소유의 재산도 어느 한쪽이 마음대로 가져가면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혼식 비용만큼 물건으로 가져갔다"는 B씨 주장 역시 통하지 않을 거라고 서아람 변호사는 분석했다.


다만, 변호사들은 B씨를 절도죄로 고소하는 대신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플랜에이의 홍다영 변호사는 "두 사람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절도죄로 인정되어도 처벌 수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절도죄 고소보다는 사실혼 관계 해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 등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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