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불만이어도 검사가 직접 못 나선다⋯'보완수사권 폐지' 달라지는 점은?
경찰 수사 불만이어도 검사가 직접 못 나선다⋯'보완수사권 폐지' 달라지는 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검사는 '수사' 대신 '감독'만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로 공익 사건 통제 강화
위법 수사 시 '공소기각' 명문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는 모습. /연합뉴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의 수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석 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압도적인 표 차이였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경의 역할 분리다. 범죄 피해를 마주했을 때 일반 시민이 겪게 될 수사 절차가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검사는 감독만⋯달라지는 수사 풍경
가장 큰 변화는 사건 송치 후 검사의 '직접 수사'가 가로막힌다는 점이다.
기존 형사소송법 하에서는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요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검사는 수사 주체에서 감독자(보완수사요구권자)로 역할이 축소된다.
어떤 사기 범죄 피해자가 되어 고소장을 냈다고 가정해보자. 검사가 송치된 사건을 검토하다가 의심스러운 정황이나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을 발견해도, 이제는 직접 피의자를 부르거나 압수수색을 나갈 수 없다.
오직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통보받는 방식으로만 절차가 진행된다. 검경 간 역할 분리는 명확해졌지만, 사건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고발인도 "경찰 불송치 부당하다" 따질 수 있다
대신 억울한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무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는 확대됐다.
기존에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경찰 단계에서 혐의가 없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수사를 종결하는 것) 결정을 내리면, 고소인과 피해자만 이의를 신청할 수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의신청권자에 '고발인'을 명시적으로 추가했다.
시민단체나 공공기관이 공익적 목적으로 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덮으려 해도, 이의신청을 통해 지체 없이 검찰로 사건을 넘길 수 있게 된 셈이다. 공공성 높은 범죄에 대한 수사 통제 장치가 한층 촘촘해졌다.
수사 과정 위법했다면 재판 끝낸다⋯피고인 방어권 활성화
법정에서의 싸움 방식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우리 법은 공소기각 사유를 6가지로 엄격히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여기에 '중대한 위법 수사를 한 경우'와 '소추재량권(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의 권한)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두 가지를 명문으로 추가했다.
과거 대법원 판례는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하는 데 미필적 의도까지 요구하며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하지만 법에 명시적인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피고인 측이 "수사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거나 "검사가 권한을 남용했다"며 공소기각을 구하는 방어 전략이 적극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연장선에서 수사 체계 판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다만 새롭게 도입된 '중대한 위법'이나 '현저한 일탈'이라는 표현이 실제 법정에서 어느 정도의 수위로 해석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개정안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