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씨 추징금 956억, 그 가족에게 받아낼 수 없는 건가요?
고(故) 전두환씨 추징금 956억, 그 가족에게 받아낼 수 없는 건가요?
세금은 상속되는데, 벌금이나 추징금은 상속시킬 수 없어
검찰 "추가 집행 법리 검토" 한다는데, 어떻게 환수한다는 걸까

제11대·제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전두환씨가 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끝까지 내지 않은 추징금 956억원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제11대, 제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전두환씨가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소식에 따라붙는 건 남겨진 '법적 숙제'들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중에서도 고(故) 전두환씨가 끝내 내지 않은 추징금 956억원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 재임 당시 7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밝혀진 고(故) 전두환씨. 이에 추징금 2205억원이 선고됐지만, 고인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도 956억원 가량은 내지 않았다. 전체 추징금 대비 43%에 달하는 액수다.
이에 고(故) 전두환씨 가족에게 추징금을 상속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검찰 역시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남은 추징금을 가족들에게서 받아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론 당사자가 사망하더라도, 생전에 진 빚은 물론이고 세금까지 상속이 된다. 우리 민법은 상속이 이뤄질 때는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한다고 본다(제1005조). 이게 채무(빚)가 상속되는 근거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냈어야 하는 국세 등도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 납부할 의무가 있다(제24조 제1항). 따라서, 전두환씨가 사망했더라도 그가 생전에 체납한 9억 8000여만원의 지방세는 그의 가족들이 내야 한다. 그들이 상속포기를 하지 않는 한 그렇다.
반면 '형벌'의 성격인 벌금이나 추징금 등은 상속이 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우리 민법이 모든 게 상속되더라도, 피상속인 '사람' 자체에 전속되는 책임은 상속이 안 된다고 명시하기 때문이다(1005조). 재판을 통해 확정된 형사처벌도 죄를 지은 '사람'에게만 전속되는 책임이다. 예컨대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에게 함께 물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왜 검찰은 "검토해보겠다"는 여지를 남겼을까? 이는 고(故) 전두환씨가 제3자를 통해 또 다른 재산을 은닉해놨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범죄를 통해 만들어진 재산임을 알면서도, 제3자가 이런 불법 재산 등을 취득했다면 추징금을 환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5조 제1항).
대한변협에 등록된 형사법 전문변호사인 정현우 변호사(법무법인 비츠로)는 "형식상으론 상속재산이 없으면 추징금도 집행이 불가능하다"면서도 "검찰 등 추징금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고(故) 전두환씨의 숨겨진 상속재산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을 동원해 서울중앙지검이 올해 고(故) 전두환씨로부터 추가 집행한 추징금은 약 14억원이다.
다만,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현재 속도로는 956억을 모두 추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약 17조원대 추징금을 내지 않은 채 사망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김 전 회장이 사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추징금 대부분은 환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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