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까지 쫓아왔다" 보복운전 공포, 경찰은 '난폭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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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까지 쫓아왔다" 보복운전 공포, 경찰은 '난폭운전'?

2026. 03. 31 16: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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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바꿨다고 상향등·경적 위협…전문가들 "명백한 보복, 급정거 없어도 성립"

차선 변경 시비로 한 운전자가 목적지까지 추격당하며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AI 생성 이미지

단순한 차선 변경 시비가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끈질긴 추격으로 번졌다. 공포에 질린 운전자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지만, 경찰은 '사고 위험이 없었다'며 난폭운전으로 잠정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가해자가 자신의 목적지가 아님에도 피해자를 끝까지 쫓아간 행위 자체가 '보복'의 명백한 증거라며, 보복운전(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선변경이 부른 공포의 추격전


사건은 고가차도 진입 전, 운전자 A씨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A씨의 뒤늦게 3차로에서 2차로로 진입하려던 상대 차량은 A씨에게 가로막히자, 그때부터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A씨의 뒤에 붙어 상향등과 경적을 수차례 울리더니, 이내 1차선으로 옮겨 A씨 차량 옆에서 속도를 맞추며 창문을 열고 위협적인 경적을 계속 울렸다. A씨는 "무섭고 사고가 날까 봐 운전에 집중하려 창문을 내리지 않고 대응하지 않았다"고 당시의 공포를 전했다.


위협은 고가 차도가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A씨가 우회전을 위해 3차로로 이동하자, 상대 차량은 1차로에서 3차로까지 급하게 차선을 가로질러 A씨 뒤에 바짝 붙었다.


의도적인 추격을 직감한 A씨는 경찰에 신고하며 목적지로 향했지만, 상대 차량은 결국 주차장까지 따라와 차를 세우는 A씨에게 다가와 "차에서 내리라"고 압박했다. 가해 운전자는 이후 지구대 조사에서 "자신의 원래 목적지는 다른 곳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사고 위험 없었다" vs 변호사들 "목적지 추격이 결정적 증거"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씨에게 뜻밖의 말을 전했다. 블랙박스 영상만으로는 '보복운전'보다 '난폭운전'으로 처리될 것 같다는 잠정 의견이었다.


수사관은 "추월해서 끼어든 후 급정거는 없어서 사고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인데다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판단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보복운전(형법상 특수협박)과 난폭운전의 핵심 차이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을 향한 보복의 '의도'에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가해자가 자신의 원래 목적지를 이탈해 피해자를 끝까지 쫓아온 행위 자체가 보복 의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특정인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는 일체의 행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본인의 원래 목적지가 아닌 곳까지 쫓아왔다고 스스로 진술한 점을 반드시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조계는 급정거나 물리적 충돌 위협이 없더라도, 지속적인 추격과 경적·상향등 위협, 하차 요구 등 일련의 행위 자체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므로 특수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받고 있는 정신과 진료 기록 역시 범죄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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