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하루만 같이 있고 싶어, 각서도 쓸게" 별거 중 남편의 부탁…들어줘도 될까
"아이와 하루만 같이 있고 싶어, 각서도 쓸게" 별거 중 남편의 부탁…들어줘도 될까
부모 핑계 대며 아이 데려가려는 별거 중 남편⋯'아이가 다시 못 돌아오면 어쩌지' 걱정
이혼 전까지는 부부 두 사람이 공동친권자⋯각서는 소용없어
변호사들 "양육권 지정 전까지는 미루는 게 좋다"

남편의 외도로 별거 중인 A씨.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남편은 하루가 멀다고 아이를 보게 해달라며 A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각서도 기꺼이 쓰겠다고 했다. 남편 말을 믿어도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부모님이 아이를 너무 보고 싶어 하셔. 하루만 아이와 같이 있게 해줘."
남편의 외도로 별거 중인 A씨. 아이는 A씨가 보살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남편은 하루가 멀다고 A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아이를 보게 해달라는 것. 급기야 남편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각서도 기꺼이 쓰겠다고 했다.
믿음이 사라져 별거까지 하고, 이혼 소송도 앞두고 있는데 무엇을 근거로 남편 말을 믿어야 할까. A씨는 덜컥 아이를 보냈다가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에게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안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민이 된다. 이런 경우 어떤 방법이 있을지 변호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남편이 쓴다고 한 각서에 대해 "소용없다"고 평가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각서 등을 작성하더라도 남편이 이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각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녹취 등의 자료를 준비해두라"라고 했다. 하지만, 송 변호사는 "남편이 아이를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도 별도리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아직 법적으로 부부이며, 아이의 공동 친권자이기 때문이다.
LDK 법률사무소의 이동규 변호사도 "이혼을 앞두고 있고 양육권 문제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 남편과 아이의 만남을 일단 미루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A씨에게 이혼 소송과 동시에 '임시양육자 지정 사전처분'을 이용하라고 했다. 우리 법원은 자녀가 있는 부부가 별거를 하며 이혼소송을 진행할 때 '임시양육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부가 자녀를 사이에 두고 불필요한 싸움을 벌이지 않도록 만든 제도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A씨가) 자녀의 임시양육자로 지정받는다면 남편에게 아이를 보여줘도 무방하다"면서 "다만, 현 상황에서 남편에게 아이를 보냈다가 돌려보내지 않으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 변호사는 A씨가 임시양육자 지정 신청을 한 뒤 남편에게도 '면접교섭사전처분신청'을 하라고 일러주라고 했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이러한 조치를 취하면) 법원에서 면접 교섭 후 반드시 자녀를 엄마에게 보내라고 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약속을 어기면 양육권 지정에 불리하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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