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걸린 6300억 현대중공업 임금소송…대법이 노동자 손 들어준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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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걸린 6300억 현대중공업 임금소송…대법이 노동자 손 들어준 근거

2021. 12. 16 15:12 작성2021. 12. 16 1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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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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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소송 제기 후 9년 만에 결론

현대중공업 "법원 판단 존중, 파기환송심에서 소명할 것"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6300억원대 통상임금 소송에서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대법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현대중공업 노사(勞使)가 약 9년간 이어온 최대 6000억원대 소송전의 결론이 나왔다. 16일 대법원은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고 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통상임금을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낸 임금소송에서 원고(노동자)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2심) 판결을 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초 2심은 지난 2016년 사실상 사측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통상임금이 중요한 이유는, 퇴직금과 연장⋅야간 수당 등 모든 수당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넓어지면 모든 수당이 올라가고, 통상임금이 낮게 잡히면 그 반대다. 대법원 판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노동자 약 4만명에게 4년 6개월 치 통상임금 약 6300억원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쟁점은 두 가지⋯①신의성실 원칙 ②명절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

소송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 '①노동자들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였다.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상대방의 신뢰와 기대에 배반해서는 안 된다는 민법상 원칙이다. 보통 통상임금 분쟁에선 노동자가 요구하는 지급액이 과다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 그 지급 의무를 제한할 수 있는 요건을 말한다. 이번 소송에서 사측의 주된 근거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노동자들의 주장이 신의칙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일시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영 예측을 했다면 경영상태의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엔 신의칙을 들어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태가 소송이 시작됐을 땐 급격히 악화했지만, 2심 변론이 끝났을 무렵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앞서 2심은 "노동자들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에 대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두 번째로 '②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2심과 달리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판례에 따르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려면, 정기성(정기적 지급)⋅일률성(일정한 조건을 만족한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고정성(업적⋅성과 등과 무관하게 당연히 지급)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대법원은 "명절 상여금의 고정성 등이 인정된다"며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의 2012년 급여세칙엔 명절 상여를 포함한 상여금을 근무 일수에 비례해 일할 지급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의의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신의칙 위배 여부를 판단할 때 일시적인 경영악화만이 아니라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법률 자문
'원곡법률사무소'의 조영신 변호사,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 / 로톡뉴스DB
'원곡법률사무소'의 조영신 변호사,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 / 로톡뉴스DB


원곡법률사무소의 조영신 변호사도 "그동안 기업의 경영악화가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며 "이 사건 판결로 더는 사용자의 경영상 문제가 노동자들의 법정수당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최근 대법원은 한진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두산중공업 등의 판결에서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사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단순히 적자 상태 정도가 아니라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정도여야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는 추세"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파기환송심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사의 입장과 차이가 있어 판결문을 받으면 면밀히 검토해 파기환송심에서 충분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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