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후기 한 줄에 경찰서행, '비호감'은 모욕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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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후기 한 줄에 경찰서행, '비호감'은 모욕죄?

2026. 03. 05 09: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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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꼽주네" 댓글에 발칵…변호사 14인이 밝힌 생존 지침서

한 누리꾼이 연애 예능 '나는 솔로' 시청 후 출연자에게 '비호감'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고소를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레알 끝까지 비호감이네." 인기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시청 소감 한 줄에 경찰서 출석 통보를 받은 한 누리꾼의 사연이다. 과연 표현의 자유일까, 아니면 범죄일까.


당황한 나머지 "내가 쓴 글이 아니다"라고 거짓말까지 한 절체절명의 상황. 법률 전문가 14인의 자문을 토대로, 인용문의 정확성을 철저히 검증하여 사건의 쟁점과 현명한 대응법을 완벽하게 분석했다.


"비호감이네, 꼽주고 갈구누"…댓글 한 줄에 경찰서에서 온 전화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A씨는 디시인사이드 ‘나는 솔로’ 갤러리에 “막방 지금 봤는데 ㅇㅇ(등장인물 가명)은 레알 끝까지 비호감이네. 존나 사소한걸로 주구장창 꼽주고 갈구누”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얼마 후, A씨는 경찰로부터 ‘고소당했으니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난생처음 겪는 일에 당황한 A씨는 엉겁결에 “제가 쓴건지 기억도 안나고 누군지도 모른다”고 둘러댔다.


그는 자신의 글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첫 진술을 번복할 수 있는지, 또 정보공개청구로 고소장도 보지 못한 채 경찰서에 가야 하는지 등을 물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단순 의견' vs '모욕적 표현'…변호사들의 정밀 진단


변호사들은 A씨의 글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박지영 변호사는 "A씨가 게재한 댓글 '막방 지금 봤는데 ㅇㅇ(등장인물 가명)은 레알 끝까지 비호감이네. 존나 사소한걸로 주구장창 꼽주고 갈구누'는 단순 의견을 표방한 것에 불과하다 할 수 있으므로 경찰조사시 무혐의를 주장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라고 분석하며 무혐의 주장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일권 변호사 역시 "A씨가 작성한 글 내용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보았다.


하지만 사용 단어의 수위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태 변호사는 "다만 '존나'와 같은 거친 표현은 모욕적 요소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 시청 후의 즉각적인 감상평임을 강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A씨의 글이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보다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사 미루고 고소장부터 확인”…초기 대응 골든타임 사수법


전문가들은 섣부른 경찰 조사 출석을 한목소리로 만류했다. 혐의를 방어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주장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병철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을 확인한 후 조사에 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사 일정은 합리적인 선에서 연기할 수 있다. 권민정 변호사는 "너무 미루면 수사할 때 불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면서도 "해당 조사기일로부터 한달 정도까지는 가능할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소장 확인과 변호사 상담을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A씨가 가장 걱정한 ‘거짓 진술’ 문제에 대해, 하진규 변호사는 "이미 IP를 토대로 수사가 진행되어 A씨에게 연락이 간 상황이니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권유드리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대신, 갑작스러운 연락에 ‘긴장하고 당황했다’고 솔직하게 설명하며 진술을 바로잡는 것이 현명한 대처라고 조언했다.


'나 홀로 조사'는 절대 금물…“유도신문에 당할 수도”


이번 사건에서 변호사들이 가장 강력하게 권고한 것은 ‘변호인과 함께 조사받을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무턱대고 무혐의 주장을 하면 오히려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 동석 하에 법리적으로 해당 발언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소명해야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홀로 조사에 임했다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사이버 범죄의 특성상 초기 진술이 결정적일 수 있다. 김동훈 변호사는 "사이버 사건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결론이 정해집니다."라고 지적하며, 변호인 선임과 동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경찰 조사 과정에서 교묘한 유도 신문이나 신문조서상 내용 왜곡이 자주 일어납니다."라고 경고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 미숙한 초기 대응 하나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준엄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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