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중고차 팔았다 '사기' 피소…'고장' 숨긴 판매자의 최후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당근마켓 중고차 팔았다 '사기' 피소…'고장' 숨긴 판매자의 최후는?

2025. 12. 09 09:3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ACC 고장 알고도 '기본 기능'이라며 판매…구매자, 200만원 수리비에 형사 고소. 변호사들 '사기죄 성립 가능성 높아'

중고차 거래 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고장을 알고도 숨기고 판매한 판매자가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440만원짜리 중고차, '핵심 기능' 고장 숨겼다가 경찰서행... '나는 안 써서' 변명 통할까?


당근마켓에서 1440만 원에 중고차를 판 A씨는 며칠 뒤 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차량의 핵심 기능 고장을 숨기고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이다. 개인 간 중고 거래에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부른 나비효과였다.


"ACC 있나요?"…돌아온 대답은 '침묵'과 '기본 기능'


사건의 발단은 구매자 B씨의 질문 하나에서 시작됐다. B씨는 차량 구매 전 A씨에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있냐"고 물었다.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리는 주행 보조 시스템으로,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줄여주는 핵심 편의 기능이다. A씨는 "기본 기능"이라고 답했지만, 정작 그 기능이 고장 나 있다는 사실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A씨는 고장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명의 이전이 끝나자마자 차량 계기판에 뜬 경고등을 본 B씨가 항의하자, A씨는 "원래부터 그랬다. 나는 필요하지 않아 고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이 대화는 고스란히 문자 메시지 증거로 남았다. B씨가 서비스센터에서 받은 수리 견적은 200만 원. 차량 가격의 14%에 달하는 큰 금액이었다. 결국 B씨는 A씨를 사기죄로 고소했고, 형사 소송과 별개로 민사 소송까지 예고했다.


'중대 하자'인가, '단순 결함'인가…법조계 "사기죄 혐의 짙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단순한 하자 미고지를 넘어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에서 상대방이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중요한 사실을 일부러 숨기는 행위(부작위에 의한 기망) 역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구매자가 해당 기능에 대해 명시적으로 문의했음에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점, 차량 가격 대비 수리비용이 상당한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 검찰은 기망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종엽 변호사(법률사무소 화홍) 역시 "하자 미고지에 대하여 ACC 기능 대금 상당의 편취 의사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장성수 변호사(법률사무소 더올)는 "거래상 당연히 고지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의도적인 불고지는 사기의 미필적 고의로 인정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필적 고의'란 범죄 결과 발생을 확신하지는 않더라도, 그럴 수도 있다는 점을 알면서 행위를 감행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A씨가 '고장 사실을 말하면 차가 안 팔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침묵한 것 자체가 고의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형사 처벌 피하려면?…"피해 회복이 최우선"


상황이 형사 고소로 이어진 만큼, 전문가들은 A씨가 서둘러 구매자와의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기죄 같은 재산 범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이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는 조속한 피해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수리비용 부담이나 차량 환불 등 구매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시도해보시는 것이 좋다.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형사처벌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후속 민사소송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령 형사 재판에서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민사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형사 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의무는 인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물건의 하자에 대해 책임지는 '하자담보책임'을 지므로, 최소한 수리비 200만 원은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A씨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은 구매자와 원만히 합의해 형사 처벌과 민사 소송이라는 '두 개의 재판'을 피하는 것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