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 의사가 개인폰으로 알몸 촬영…'예'라고 했는데, 삭제 요구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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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의사가 개인폰으로 알몸 촬영…'예'라고 했는데, 삭제 요구할 수 있나요?

2026. 07. 27 12: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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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서 탈의 상태로 진료받다 촬영 당해…변호사들 '엉겁결에 한 동의, 법적 효력 없어'

진료 중 의사가 환자 신체를 촬영했더라도, 엉겁결에 한 동의는 법적 효력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피부과 진료를 받던 A씨는 탈의한 상태에서 의사에게 이상한 질문을 받았다. 동성의 의사는 A씨의 신체를 가리키며 “사진 찍어도 돼요? 저만 보긴 할 건데”라고 물었다.


당황한 A씨는 엉겁결에 “예”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사는 의료 장비가 아닌 개인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별다른 설명이나 서면 동의서는 없었다.


집에 돌아온 A씨는 뒤늦게 불안감에 휩싸였다. 민감한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이 의사 개인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다는 사실, 언제 어떻게 유출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A씨는 “대답을 했으니 동의로 간주되어 삭제 요청을 할 수 없을까 봐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몸이 아파 찾은 병원에서 되레 우환만 얻은 A씨, 과연 사진 삭제를 요구할 수 있을까?


'엉겁결에 한 동의', 법적 효력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엉겁결에 한 대답은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진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진료 중 기습적으로 묻는 말에 당황해 한 대답은 법적 고지 절차가 누락되었으므로 적법한 동의로 인정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를 수집하려면 수집 목적과 보유 기간, 거부할 권리 등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A씨의 신체 사진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하므로 더욱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는 “유효한 동의는 충분한 설명을 전제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며 “당황한 상황에서 한 구두 답변만으로 완전한 동의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공식 의료 시스템이 아닌 의사 개인의 휴대폰에 환자의 민감한 사진을 저장하는 행위 자체도 의료법상 진료정보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한 소지가 크다고 변호사들은 지적했다.


사진 삭제 요구 방법, 변호사들 의견 갈렸다


사진 삭제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조언이 갈렸다.


다수 변호사들은 내용증명이나 변호사 명의의 공문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병원에 공식적으로 삭제를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내용증명이나 변호인 명의의 공문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먼저 발송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사진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거나 증거를 숨길 시간을 벌어줄 위험이 크다”며 “지체 없이 병원에 방문하여 그 자리에서 법적 문제를 경고하고, 즉각적인 삭제를 관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갤러리에서 지우는 데 그치지 않고, 휴지통이나 연동된 클라우드 서버의 백업 내역까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 영구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거부하면?…'변호사 동행'도 방법


만약 의사나 병원 측이 사진 삭제를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상대방이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단이 제한되므로, 병원 측에 공식 민원을 제기하거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촬영 경위나 부위에 따라서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병원 측이 응하지 않을 경우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처럼 긴장하면 말을 잘 못하는 경우, 변호사가 직접 병원에 함께 방문하는 ‘동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질문자님이 원하시면 병원에 방문할 때 변호사와 함께 가는 것도 가능하다”며 “필요하다면 동행하여 사진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삭제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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