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하나에 피해자는 넷"…사건 쪼개는 경찰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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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하나에 피해자는 넷"…사건 쪼개는 경찰에 '우왕좌왕'

2026. 03. 06 12: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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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은 여청과, 재물손괴는 형사과?…변호인단, "통합 고소로 죄질 알려야"

한 여성이 여러 명에게 폭행, 강제추행 등 난동을 부렸으나, 경찰은 혐의에 따라 사건을 분리 접수하라고 안내했다./ AI 생성 이미지

한 여성이 친구들 앞에서 다른 여성들의 볼을 꼬집고 목을 조르는 등 난동을 부려, 4명이 동시에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이 경찰서를 찾았지만, "강제추행과 재물손괴는 담당 부서가 다르니 따로 접수하라"는 복잡한 안내에 혼란에 빠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편의에 따라 사건을 나누면 가해자의 죄질이 가볍게 평가될 수 있다며, 피해자 전원이 하나의 '통합 고소장'을 제출해 사건의 전체상을 알려야 한다고 강력히 조언했다.


볼 꼬집기, 강제추행, 목 조르기…순식간에 벌어진 아수라장


사건은 한순간에 벌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은 다짜고짜 한 여성의 볼을 꼬집더니, 친구 C씨에게 강제추행을 시도했다. 주변에서 이를 말리자 가해자는 친구 A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친구 B씨가 싸움을 말리려 가운데 서자, 가해자는 B씨의 등 뒤로 손을 뻗어 C씨의 목을 조르는 위험천만한 행동까지 이어갔다.


이 거친 몸싸움 과정에서 B씨의 100만 원 상당 목걸이가 끊어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목에 상해를 입은 C씨는 병원에서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 강제추행 혐의와 함께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수사를 요청했다.


"사건이 복잡해지니 한 명만 접수"…혼란 키운 경찰 안내


피해자들의 혼란은 경찰서를 찾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최초 접수 당시 한 수사관은 "모두가 피해 사실을 접수하면 담당자가 여러 명이 되어 복잡해지니, C가 우선 접수하고 이후 담당자가 배정이 되면 같이 진술하라"고 말했다.


이후 C씨의 사건은 강제추행 혐의로 여성청소년과(여청과)에 배정됐다. 하지만 경찰은 "재물손괴 등 나머지 혐의는 형사과라 따로 접수해야 한다"고 추가 안내했다. 하나의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혐의에 따라 각기 다른 부서에 사건을 접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진정 아닌 고소로, 쪼개지 말고 하나로 묶어라" 전문가들 한목소리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게 하려면, 흩어진 사건을 하나로 묶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진정'과 '고소'의 차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진정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하는 의견 제출이고, 고소장은 처벌 의사를 명시한 공식 고소로 법적 구속력이 다릅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소를 해야만 향후 불기소 처분 등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보장된다.


따라서 현재 접수된 진정서를 처벌 의사가 명확한 '고소장'으로 전환하고, 모든 피해자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법무법인 쉴드 이승현 변호사는 "핵심은 동일 사실관계를 하나의 사건번호로 묶어 '고소'로 정식화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편율 신상의 변호사 역시 "수사관은 부서별 편의를 위해 사건을 나누어 접수하길 권하겠지만, 이에 따르기보다 피해자 전원(질문자, A, B, C)이 연명한 하나의 통합 고소장을 제출하십시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사건이 분리되면 가해자의 죄질이 가볍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 한별 이주헌 변호사는 "각자 별도로 진정서를 내기보다, 피해자 전원의 명의를 연명으로 한 하나의 고소장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사건의 중대성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입니다"라며 통합 대응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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