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내 아파트를 네게 주겠다”던 시어머니가 약속 안 지켜…사기죄 아닌가?
“결혼하면 내 아파트를 네게 주겠다”던 시어머니가 약속 안 지켜…사기죄 아닌가?
구두로 한 증여 의사 표시는 언제든지 철회 가능…사기죄 성립 안 해
부부가 헤어질 생각 없다면, 민형사상 취할 수 있는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어

시어머니가 "내 아들과 결혼하면 이 집을 너에게 주겠다"던 구두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법적 조치 가능할까?/ 셔터스톡
“네가 내 아들과 결혼하면, 내 아파트를 너에게 줄게.” 3년 전 시어머니가 A씨에게 한 약속이다.
하지만 막상 결혼하자, 시어머니가 딴소리다. 만약 이혼하게 되면 반씩 나눠 가질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를 증여할 수는 없고, 대신 1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의 아파트 증여를 철석같이 믿고 있던 A씨는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시어머니에게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증여 약속을 번복한 시어머니에게 사기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구두로 한 증여 약속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법무법인 대진 이동규 변호사는 “이 사안은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설령 사기죄가 성립한다 해도 친족상도례에 의해 사기로 처벌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민사상으로도 A씨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없어 보인다.
수앤인 합동법률사무소 박수진 변호사는 “구두로 한 증여는 언제든지 철회(해제)할 수 있다”며 “증여계약서가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시어머니가 주겠다는 1억 원이라도 받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다.
민법 제555조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와 해제)는 ‘증여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A씨가 이 일로 남편과 헤어질 생각이라면, 사기에 의한 결혼을 주장하며 혼인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는 “이 경우 사기에 의한 결혼을 주장해서 혼인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 변호사는 “그러려면 ‘혼인하게 된 경위가 집을 이전해 준다는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며, 집을 이전해 준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혼인 취소소송은 시어머니가 집을 줄 수 없다고 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일로 부부가 헤어질 게 아니라면, 사실상 A씨가 민형사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고 변호사는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