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미행, 앱 설치…“범죄” vs “아직” 변호사 9인 갑론을박
5분 미행, 앱 설치…“범죄” vs “아직” 변호사 9인 갑론을박
촬영 포기한 남성의 고백에 법조계 의견 팽팽…자수는 실익 있나

발 페티시가 있는 한 남성이 여성을 미행하고 무음 카메라 앱을 설치했으나 촬영은 포기했다. / AI 생성 이미지
“발 페티시 때문에 순간 충동으로 여성을 5분간 미행하고 무음 카메라 앱까지 깔았습니다. 경찰차를 보고 촬영은 포기했지만, 죄책감에 자수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 남성의 고백에 법조계가 들썩였다.
명백한 범죄 행위라는 경고와 실제 촬영 시도가 없어 처벌은 어렵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섰다. 성범죄의 경계에 선 아슬아슬한 행위, 과연 법의 심판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전문가들이 내놓은 현실적 해법은 무엇일까?
순간의 충동이 부른 5분간의 추적
사건은 번화가 지하철역 인근에서 시작됐다. 발 페티시를 가진 A씨는 매력적인 페디큐어를 한 여성을 보고 순간적인 충동을 느껴 약 2분간 뒤를 따라갔다.
하지만 맞은편 경찰차를 발견하고 겁이 나 여성을 크게 앞질러 갔다. 그러나 욕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신호등 앞에서 기다렸다가 여성이 오자 함께 길을 건넜고, 약국을 보는 척하며 멈춰 서서 여성이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결국 A씨는 무음 카메라 앱을 설치한 뒤 약 100m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서 있는 여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근처 파출소와 경찰차가 떠오르며 엄습한 두려움과 죄책감에 그는 촬영을 포기했다.
A씨는 곧장 지하철역으로 가서 설치했던 앱을 삭제했다. 그의 일탈은 5분 남짓 만에 끝났다.
처벌두고 "명백한 범죄" vs "실행 착수 없어"
A씨의 행동을 두고 법조계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무음카메라 앱을 설치하고 이후 미행했다면 이는 범죄행위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역시 “스토킹, 카촬 미수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며 범죄 성립 가능성을 경고했다.
반면, 다수의 변호사들은 실제 처벌은 어렵다는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법무법인 정향의 김연수 변호사는 “우리 법은 단순히 무음 카메라 어플을 까는 준비 단계만으로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카메라를 켜서 상대방의 신체를 향해 렌즈를 조준하는 등 구체적인 촬영 시도가 있어야 미수범이 성립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쉴드의 남천우 변호사 또한 “의뢰인님의 경우 촬영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대상에게 접근하기만 했을 뿐 실제 사진기 기능을 켜서 대상을 피사체로 조준하거나 촬영을 시도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 실행의 착수가 일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혐의가 범죄로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하며,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실행의 착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수 고민에 변호사들 한목소리 "성급한 행동, 오히려 독"
깊은 죄책감에 자수까지 고민하는 A씨에게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시기상조”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의 강대현 변호사는 “현재 단계에서 자수를 고민하고 계시나, 객관적으로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수하는 것이 실익이 있을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현재 단계에서 ‘자수’까지 할 필요성은 크지 않습니다”라며 성급한 행동이 불필요하게 사건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모든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을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다만 동일한 행동이 반복될 경우에는 충분히 형사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므로, 향후 유사 행위는 절대적으로 피하셔야 합니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중독성 심한 행위이오니, 앞으로 같은 행동 절대 반복하지 않도록 치료를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라며 법적 처벌을 넘어선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