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아파트 문 앞에 "요놈이 사기꾼이오" 붙인 대가는…벌금 100만원
채무자 아파트 문 앞에 "요놈이 사기꾼이오" 붙인 대가는…벌금 100만원
피해자 사진과 인적 사항 등이 담긴 인쇄물 준비해 게시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재판 넘겨져⋯벌금 100만원

부산의 한 아파트 현관문 주변엔 종이들이 어지럽게 붙어있었다. 바닥에도 마찬가지였다. 광고 전단지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6월, 부산의 한 아파트 현관문 주변엔 종이들이 어지럽게 붙어있었다. 바닥에도 마찬가지였다. 광고 전단지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이곳에 사는 주민의 사진과 연락처 등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요놈 사기꾼이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인 B씨에게 돈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고 이에 피해자의 인적 사항이 담긴 인쇄물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를 B씨의 집 현관문, 문 옆, 바닥에 붙였다. 아파트 이웃 주민들이 충분히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로도 A씨는 "빚 갚아라" "끝까지 가보자" 등의 문구를 넣은 인쇄물을 한 번 더 붙였다.
이 일로 재판에 넘겨진 A씨. 혐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었다. 만약 유죄로 인정된다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진다(제307조 제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성립요건을 살펴보면, ①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에게(공연성) ② 피해자의 인적 사항 등을 특정해(특정성) ③ 사실을 적시(摘示⋅짚어서 보여주는 일)해야 한다.
A씨의 경우 문제가 된 인쇄물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아파트 현관문 등에 게시했고(①), B씨의 인적 사항과 얼굴을 공개(②)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또한 A씨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실(③)을 알려 이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지난해 12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B씨 측이 제출한 당시 사진 등의 여러 자료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그리고선 "A씨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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