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품 베낀 '짝퉁', 디자인 등록 안 해도 '판매 금지' 시킬 수 있다
내 상품 베낀 '짝퉁', 디자인 등록 안 해도 '판매 금지' 시킬 수 있다
3년간 피땀 흘려 키운 내 제품, '부정경쟁방지법'이 최후의 보루… 법조계 "전형적 상품형태 모방, 증거 확보가 관건"

디자인 등록을 하지 않은 상품이 복제되어도 '부정경쟁방지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디자인 등록 안 한 내 상품, '짝퉁'이 판친다면? 3년간의 노력을 증명하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판매금지는 물론 손해배상까지 가능하다.
3년간 피땀 흘려 키운 내 자식 같은 제품이 하루아침에 '짝퉁'으로 전락했다. 이름만 살짝 바꾼 복제품이 반값에 팔려나가자 매출은 수직으로 추락했다. 디자인 등록도 안 해놓은 터라 "이대로 망하는구나" 싶던 A씨. 바로 그때, 법률 전문가들이 절망에 빠진 그에게 '최후의 보루'를 제시했다. 바로 '부정경쟁방지법'이다.
"내 것과 똑같잖아!"…3년의 골든타임, '상품형태 모방'으로 응징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이 핵심적인 법적 근거로 꼽힌다. 이 조항은 타인이 만든 상품의 형태(모양, 색채 등)를 그대로 모방한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한다.
30년 법관 경력의 장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서평)는 "이 사안은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전형적인 상품형태 모방 사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보호 조항은 상품의 형태가 완성된 날로부터 '3년'간 유효하다. A씨의 경우, 제품 출시 3년이 되기 전인 2년 차에 경쟁사가 모방을 시작했으므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간에 해당한다.
대법원 역시 "상품의 형태에 일부 변경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모방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어(대법원 2010다20044 판결), A씨의 제품과 거의 똑같은 경쟁사의 제품은 법망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년이 지났어도 포기는 이르다…당신의 '피와 땀'이 증거다
만약 3년의 '골든타임'을 놓쳤더라도 A씨에겐 또 다른 무기가 있다. 바로 법 제2조 제1호 (파)목, 일명 '성과 도용 금지' 조항이다. 이 조항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공짜로 훔쳐 가는 행위"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김민경 변호사(법무법인 휘명)는 "제품 개발에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했다면, 이를 단순히 복제한 행위는 이 조항으로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제품을 개발하고 인지도를 쌓기까지 들인 3년간의 피와 땀, 그 '성과' 자체를 법이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A씨는 경쟁사의 행위가 자신의 노력에 무임승차한 '성과 도용'임을 주장할 수도 있다.
판매금지·손해배상부터 형사처벌까지…'증거'가 승패 가른다
A씨가 꺼내 들 수 있는 첫 번째 카드는 '판매금지 가처분'이다. 기나긴 소송이 끝나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A씨에게 판결 전이라도 당장 상대방의 판매를 중단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조치다.
이와 함께 '본안 소송'을 통해 짝퉁 제품의 생산·판매를 영구히 막고, 그동안 입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도형욱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트)는 "상대방이 1년간 상품을 판매하여 얻은 수익 전부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지어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대환)는 "상품 도용은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승소를 위해서는 철저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제품 개발 시점과 판매 내역 ▲내 제품과 모방품의 형태적 동일성을 보여주는 비교 자료 ▲매출 감소 등 구체적인 손해액 자료 ▲제품의 시장 인지도를 보여주는 광고·홍보 자료 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주락 변호사(법률사무소 두루라기)는 "금전적 배상을 원할지, 아니면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킬지 명확하게 목표를 잡고 소송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