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기소 기록, 법원 가라는데…법전엔 '검사' 먼저?
약식기소 기록, 법원 가라는데…법전엔 '검사' 먼저?
변호사 9명 "법원 열람등사", 법률은 "검사에게 신청"…진실은?

약식기소 후 사건기록 열람은 실무상 법원에 신청하기도 하나, 원칙은 검사에게 먼저 신청하는 것이다. / AI 생성 이미지
약식기소 통보 후 내 사건 기록,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법원'을 가리키지만, 정작 형사소송법 조항은 '검사'를 먼저 찾으라고 말한다.
실무적 조언과 법적 원칙 사이. 약식기소된 피고인이 알아야 할 정확한 절차와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변호사들의 만장일치 조언: "법원으로 가십시오"
약식기소 이후 공소장이나 증거자료를 어떻게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법원'을 지목했다. 사건이 검찰의 손을 떠나 법원으로 넘어갔으니, 이제 기록 확인의 주체는 법원이라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약식기소 이후에는 사건 기록이 검찰에서 법원으로 이관된 상태이므로, 경찰서나 검찰청에서는 자료 열람이 불가능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사건이 이미 법원으로 넘어갔다면 경찰이 아닌 관할 법원에서 열람등사를 진행해야 합니다"라며 못을 박았다.
이들은 일반 행정절차인 '정보공개청구'와 형사사건의 '열람등사'는 명백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박승배 변호사는 "법원 사건기록 열람은 단순 정보공개청구라기보다는 기록 열람ㆍ복사라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라고 설명하며, 반드시 형사소송 절차에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법전은 '검사에게 먼저'…숨겨진 원칙
놀랍게도 변호사들의 일치된 조언과 달리, 법률 조항은 다른 길을 가리키고 있다.
제공된 법적 분석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검사에게'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약식기소 후 서류가 법원으로 넘어갔더라도, 원칙적인 신청 대상은 검사라는 의미다.
만약 검사가 신청을 거부하거나 범위를 제한할 경우에야 비로소 법원에 그 허용을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1항).
즉, '검사에게 신청 → 거부 시 법원에 신청'이 법률이 정한 '원칙'이다.
실무에서 변호사들이 법원으로 바로 가라고 조언하는 것은, 서류가 이미 법원에 있고 그곳에서 처리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경험적 판단일 뿐, 법이 정한 첫 단계는 '검사'인 셈이다.
실무와 원칙 사이, 정식재판을 원한다면
그렇다면 피고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실무상 법원 민원실을 통해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방어권을 온전히 행사하고,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생각이라면 법적 원칙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기록 확인 과정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법무법인 에스 임태호 변호사는 이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정식 재판 청구를 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시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낼 사건이 아니라면, 기록 열람 단계부터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억울한 결과를 피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