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이라던 여성 실제 나이가 14살…의제강간 혐의에서 ‘연령 착오’ 주장할 수 있나?
19살이라던 여성 실제 나이가 14살…의제강간 혐의에서 ‘연령 착오’ 주장할 수 있나?
단순히 본인이 속았다는 사정만으로 면책되지 않아
외모·행동·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 미성년자를 성인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 있었는지 판단

A씨가 자기 나이를 19세라고 소개한 여성과 성관계를 했는데, 그녀의 실제 나이가 14세여서 의제강간으로 고소당할 처지다. 그는 연령 착오를 주장할 수 있을까?/셔터스톡
A씨가 디스코드 앱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됐는데, 상대방은 자기 나이를 19살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A씨는 그와 2차례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그런데 몇 달 후 그의 어머니가 A씨에게 전화해 “그 아이가 몇 살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A씨가 “19살 아니냐?”고 되묻자 “14살밖에 안 됐다”며, 의제강간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상대방이 의제강간으로 고소하면 연령 착오를 주장할 수 있을지, A씨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상대방의 나이 확인하기 위해 사회통념 상 요구되는 주의의무 다했는지 엄격히 심사
로티피 법률사무소(LAWTP) 최광희 변호사는 “의제강간 사건에서 상대방이 성관계 때 자신을 성인이라고 속인 경우, 피의자 측에서는 연령에 대한 착오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본인이 속았다는 사정만으로 면책되지 않고, 법원은 상대방의 외모·행동·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 미성년자를 성인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엄격히 판단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연령 착오 주장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법원은 행위자가 상대방의 연령을 확인하기 위해 사회통념 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하며, 그런데도 착오에 빠진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즉, 피해자의 용모, 언행, 옷차림 등이 나이에 비해 성숙하여 16세 이상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는지, 온라인에서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A씨가 상대방의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부연했다.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실제 연령을 알 수 없었을 때, ‘연령 착오’ 인정
“따라서 A씨가 피해자 나이를 19세로 믿었고, 14세라는 사실을 전혀 의심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가?”가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진단했다.
그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원은 ‘디스코드 대화 내용’ ‘피해자의 외모 및 언행’ 등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한설 이종윤 변호사는 “판례는 행위자가 상대방의 연령을 착오한 경우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은 의제강간죄에서 행위자가 상대방의 연령에 관하여 착오가 있었던 경우,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고의를 조각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며 “여기서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실제 연령을 알 수 없었던 경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상대방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자가 그 거짓말을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의제강간죄는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 성관계를 갖는 경우 합의로 성관계를 가졌더라도 성립되는 범죄이다.
A씨가 만일 상대 여성이 만 16세 미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하였다면 폭행, 협박이 없었더라도 의제강간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