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 아쉽다 뽀뽀" 부하 여경 손깍지 끼고 추행한 50대 경찰 간부
"헤어지기 아쉽다 뽀뽀" 부하 여경 손깍지 끼고 추행한 50대 경찰 간부
송별회 후 부하 여경 강제추행한 경찰 간부, 법원 "높은 도덕성 요구되는 경찰관의 행위, 비난 가능성 크다"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통해 만든 참고 이미지.
경찰 간부가 부하 여경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직장 내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김현준 부장판사) 재판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경찰 간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16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를 명령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구대 근무 중이던 지난해 6월 30일 오후 9시 33분쯤 부하 여경인 피해자 등과 송별 회식 후 피해자를 데려다주겠다며 함께 걸어가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허리를 감싸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에게 "헤어지기 아쉽다. 뽀뽀"라며 얼굴을 들이밀고, 피해자가 택시를 타고 귀가하겠다고 하자 왼쪽 팔을 잡아끌고 재차 "뽀뽀"라고 말하며 얼굴을 들이미는 행동을 했다.
재판에서 A씨와 변호인은 "피해자가 먼저 손을 잡기에 깍지를 꼈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넘어지려고 해 우연히 허리춤을 잡았을 뿐"이라며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과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피해자에게 농담조로 '너 자꾸 그러면 뽀뽀해버린다'고 말한 바 있으나 뽀뽀하기 위해 얼굴을 들이밀어 추행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추행 이유와 사과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아주 미안하고 후회하고 있어'라고 대답하고, '미안하고 잘못하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반복해 발송하는 등 극히 자연스러운 신체접촉이었다거나 추행 행위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관인 피고인이 부하직원을 추행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초범이고 추행 행위의 정도나 유형력의 행사 정도가 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범죄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22다273964 판결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특히 성적 언동의 판단은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 외에도 보통의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강제추행 관련 판례인 전주지방법원 2022노1456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상호 묵시적 합의 또는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객관적 정황과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강제추행의 고의성을 판단한다는 법리를 제시한 바 있다.
검찰과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춘천지법에서 다시 심리될 예정이다.
